한국도자기가 소고 오다큐 이세탄 등 유명백화점에 입점,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업체들에 유명백화점의 매장을 쉽사리 내주지 않았다. 더욱이 도자기의 경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납품 이외에는 판로를 잘 열어주지 않아 이번 사례는 드문 일로 꼽힌다. 한국도자기(대표 김영신)는 한류스타 이병헌씨를 활용한 20여 종류의 도자기 제품들을 26일 요코하마 소고백화점,27일에는 도쿄 신주쿠의 오다큐백화점과 이세탄백화점에 각각 입점시키는 등 간판급 백화점을 통한 판매에 나섰다. 노리다케 나루미 등 유명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웨지우드 로열덜튼이 있는 영국과 더불어 모던스타일의 도자기 강국으로 꼽힌다. 지난 제3공화국 초기에 청와대에서도 일본 노리다케 도자기를 사용했을 정도다. 이번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이병헌씨의 사진과 손도장으로 장식된 최고급 본차이나(동물뼈가 함유된 단단한 도자기제품). 머그잔과 도자기 탁상시계로 구성된 모닝세트가 20만원대,접시는 한 장에 10만원이나 된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예약판매한 결과 모닝세트가 5백여개,접시가 2천장 이상 팔리면서 한 달새 3억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도자기가 일본 진출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마침 사진집이나 드라마DVD 이외에 내세울 만한 한류상품이 없어 고민하던 이병헌씨의 소속사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를 설득하면서 새로운 한류상품을 개발했다. 한국도자기의 김무성 마케팅 담당이사는 "품질검사가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백화점들이 이들 제품에 대해 만족해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한류를 매개체로 해서 일본 소비자들과 만나지만 점차 한국도자기의 다른 제품들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자기는 이번 일본 진출을 계기로 일본의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에 맞춰 일본에서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미 백화점측은 광고우편물을 수십만장씩 뿌렸다. 이에 따라 한류팬들 이외에 일반 백화점 고객들이 상당수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병헌씨 미공개 사진전도 열기로 했다. 한국도자기의 김영신 대표는 "독도 및 역사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예민한 상황에서 국산 브랜드로 일본 백화점에 매장을 낸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현재 타 백화점은 물론 도쿄의 선물숍 대형할인점 등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어서 올해안에 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