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ACD(아시아협력대화)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7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과 단독회담을 갖는다. 특히 이번 회담은 작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이후, 독도와 교과서와 관련한 일본의 `도발'로 양국 관계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의 양국외교수장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이하 현지시간) 한국 대표단 숙소인 메리어트 호텔 엠베서더Ⅱ룸에서 마치무라 외상과 1시간 30분동안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반 장관은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독도의 날' 조례안 제정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의 한반도 침탈화 움직임에 대해 강력 경고하고, 5일 발표된 2006년판 중학교용 일부 공민교과서 `독도는 일본 땅' 기술에 일본 정부가 개입한 의혹이있다며 이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특히 독도를 일본영토로 기술한 후소샤(扶桑社) 출판사 등 3개의 일본 공민교과서에서 관련 부분의 즉각적인 삭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마치무라 외상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기존의 입장과 함께 교과서 문제는 민간의 몫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한편 양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냉정하고 차분한' 처리가 필요함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무라 외상은 그러나 작년 12월 이부스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야스쿠니 문제 거론 여부를 두고 벌어진 양국간 공방에 대해 진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2차대전 중 한국인 징용자 유골을 조사해 돌려달라는 우리측의 요구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유화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마치무라 외상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우리측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 장관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주변국의 신뢰가 없는 한 어렵다"는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우리측 기자단과의 오찬을 통해 회담결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반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35분 PK-852편으로 베이징을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을통해 귀국하며, 마치무라 외상도 같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도쿄로 향한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