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의원들 힘실린다.."386의원에 더이상 안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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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진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7대국회 초반 '386의원'들에 가려 숨을 죽이고 있던 중진들이 최근 적극적인 역할론을 외치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도부 선출을 위한 4.2 전당대회(열린우리당)와 5월 원내대표 경선(한나라당)등이 계기가 되고 있다.
이른바 '중진 반란'인 셈이다.
◆열린우리당=17대 총선 직후 여당 내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초선의 득세'였다.
당내 초선의원의 비율이 무려 71%(1백52명 중 1백8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초선들을 군기 잡겠다면 물어뜯겠다"던 한 초선 의원의 엄포가 당시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 등 주요 개혁법안 처리가 해를 넘기면서 당내 무게중심은 초선을 중심으로 한 개혁진영에서 중진 쪽으로 급속하게 이동했다.
경제난과 개혁작업에 대한 여론의 미온적인 반응이 초선들의 추진력을 떨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개혁입법은 야당과 합의,처리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나선 당내 중진들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는 해가 바뀌면서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중진들로 구성된 새 지도부가 출범한 후'대세'로 자리잡았다.
'임채정 의장-정세균 원내대표-원혜영 정책위의장'체제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등 중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오는 4월 당 의장 경선을 앞두고 '문희상 대세론'이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지난해 여야대치 당시 중진그룹을 대표해 막후협상을 주도하며 힘을 발휘했다.
당 안팎에선 '중진의 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나라당=지난해 박근혜 대표체제가 출범한 이후 김형오 전 사무총장 등 일부를 제외하고 3선 이상 중진들은 당직에서 소외돼 왔다.
지난달 당직개편에서도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 대표비서실장 정조위원장 등 핵심포스트가 모두 초선들의 차지가 됐다.
3선 의원으론 김무성 의원이 유일하게 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3선의 홍준표 의원이 당 혁신추진위원장에 기용되는 등 중진들이 서서히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5월 원내대표 경선에 뜻을 두고 있는 중진들이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만큼 당내 중진들의 입지도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강재섭 김문수 맹형규 안택수 권철현 안상수 임인배 의원 등이 경선출마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3선 이상 중진들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려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강재섭 의원은 차기 대선의 발판 마련 일환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맹형규 김문수 권철현 의원 등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맹 의원은 서울시장,김 의원은 경기지사,권 의원은 부산시장에 각각 뜻을 두고 있다.
대표적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김문수 의원 등과 함께 '행정도시건설 반대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