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수급·경기·저평가'의 3대 재료를 업고 16년간의 장기 박스권 돌파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올들어 나홀로 강세를 유지해온 국내 증시는 최근 해외 증시가 강세로 전환되자 상승 탄력이 강화되며 '황소장(bull market)' 양상을 띠고 있다. 환율불안 고유가 북핵 등 최대 악재도 강세기조 앞에 그 힘을 잃고 있다. 실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최대 요인인 북핵 문제가 지난 10일 다시 불거졌지만 외국인이 오히려 순매수에 나서는 등 증시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지수는 14일 16.36포인트 급등,단숨에 500선을 넘어섰다. 올들어 32.31% 올랐다. 종합주가지수도 17.56포인트 오른 964.79로 1,000선을 향해 질주했다. 1,000선 돌파 시도는 1989년 1994년 2000년에 이어 네번째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질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엔 '3전4기'의 신화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들어 경기회복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적립식펀드 붐이 수급구조를 개선시켜 주는 게 그 이유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된 국내 주가의 매력도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면서 '종합주가지수 1,000 코스닥지수 500' 안착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시장을 양질의 국내 자금이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국인에게 시장을 내맡겨 놓거나 투기성 자금이 판을 쳤지만 최근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은 중·장기 투자자금이라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초부터 약 2조3천억원의 자금이 적립식펀드로 유입되는 등 중·장기 투자성향의 자금 덕분에 시장에서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 초 IT(정보기술) 거품시절 투기적 성격의 지수 상승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