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부사장이 기아차 주식 지분 1%를 매입했다. 기아차[000270]는 정 부사장이 자사 주식 336만8천800주(지분율 0.97%)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였으며 향후 1%(337만주)를 채울 때까지 주식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로써 기아차의 지분 구도는 현대차 38.67%, 현대캐피탈 4.95%, 정 부사장 1%로 바뀌게 됐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정 회장 일가(그룹 특수관계인)가 기아차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는 정 부사장의 주식 취득과 관련, "그룹의 지주격인 현대차나 현대모비스를 피하고 기아차 주식을 산 만큼 후계구도와는 무관하다"면서 "기아차 등기이사이기도 한 정 부사장이 최근 노사의 상생협력 선언 등에 부응해 회사 발전에 좀 더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여러 면에서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열세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노사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정 부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기아차 성장에 탄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부사장은 평소 기아차의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현대차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톱' 도약이 가능하다며 기아차의 성장 동력 확보에 각별히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부사장의 이번 기아차 주식 취득을 놓고 업계에서는 그동안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그가 이제 본격적으로 그룹경영의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식 매입에는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에 물류 계열사 글로비스(옛 한국로지텍) 지분 25%를 매각한 대금(1억달러)이 쓰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이전에는 정몽구 회장 40.15%, 정의선 부사장 59.85% 등 글로비스 주식 지분 100%를 정 회장 부자가 갖고 있었다. 글로비스와 빌헬름센의 전략적 제휴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지분매각 대금이 기아차 주식 매입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왔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