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060000]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은행, 증권, 카드 등 금융권에 감원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있다. 금융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확보에 경영진들이 눈을돌리고 있어 감원 한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 21일 통합노조에 4천800여명의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단일 금융사로는 사상 최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다. 당장 2월중 명예퇴직 신청 접수 등을 통해 정규직의 약 10%인 1천800여명을 물러나게 할 계획이다. 강정원 행장이 이날 일산연수원에서 열리는 통합노조 출범을 위한 대의원대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노조와의 협의가 더욱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환은행은 작년 10월 약 500명을 명예퇴직시켰으며 당초 용역보고서에는 985명의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돼있는 만큼 론스타가 매각작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추가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씨티은행과 제일은행은 지금까지 합병에 따른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인력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금융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증권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오는 4월 LG투자증권과의 통합을 앞둔 우리증권은 입사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오는 31일자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LG투자증권[005940]도 박종수 사장이 이날 취임함에 따라 우리증권[001280]과의 합병을 앞두고 중복분야 해소를 위해 조만간 감원계획을 구체화해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수합병 절차가 진행중인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 등 투신권의 구조조정은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으며 삼성증권[016360]의 경우 이달말 거점별대형화 전략에 따라 16개 지점을 폐쇄키로 해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인력감축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부국증권[001270]은 작년 12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305명중 15%인 48명을 내보냈으며, 굿모닝신한증권과 한양증권도 인력을 각각 12.4%(235명), 20%(54명)감축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흑자전환 달성 등 조직 생산성 효율화를 위해 조만간 인력감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이번주중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뒤 2월중 10% 안팎의 명예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금융사의 잇단 감원 추진에 대해 경제성장의 둔화와 함께 금융시장의 성장도 한계를 맞으면서 `은행들의 전쟁' 등 금융사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아울러 방카슈랑스 등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판도가 재편되는 과정이어서 금융권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한정태 연구위원은 "파이를 늘릴 수 없을 때는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증대가 경영진들에게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박성제기자 ev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