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회복세가 끝난 것인가,아니면 일시적인 조정국면인가.' 일본에서는 최근 경기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경기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2년 1월부터 시작된 경기회복 국면이 2004년 3분기에 끝났으며 이미 후퇴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났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 재정경제상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조정기를 거쳐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회복세,한풀 꺾였다=지난 11일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의 경기일치지수(DI)는 44.4로 전달의 10보다는 대폭 개선됐지만 경기판단 기준선인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 현재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일치지수가 3개월 연속 50 밑으로 떨어지면 경기가 후퇴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경기지수 평가항목 가운데 소매판매 및 기업의 고용수준을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구직자에 대한 기업의 구인비율)은 개선됐다. 이에 따라 2000년 경기상황과 종합적으로 비교한 일치지수 합성지표(CI)는 107로 '버블경제' 붕괴 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이 최근 발표한 '12월 생활의식조사'에서 '좋아졌다'는 응답비율에서 '나빠졌다'는 비율을 뺀 경기판단지수는 직전조사때인 9월보다 9.3포인트 떨어진 19.7이었다. 정부도 작년말 월례경제보고서를 통해 '일부 분야에서 경기둔화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2개월째 경기판단을 하향 조정했다. 두달 연속 하향 조정한 것은 2002년말 이후 2년만이다. ◆올 하반기 다시 성장궤도로=대부분의 민간 연구기관은 일본경제 기초체력이 좋아져 조정국면이 단기에 그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18개 민간연구소들이 내놓은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2%로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지난해(2.2%)보다 높은 2.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증권은 "올해는 경기 감속이 아닌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노무라증권은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디플레 탈출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각부는 지난해 2.1%보다는 낮지만 금년에도 1.6%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 기관은 올 경기 낙관의 근거로 기업들의 체질강화와 금융권 불량채권 처리를 들었다. 장기불황기에 진행된 구조조정에 힘입어 기업들이 웬만한 악재에 버틸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불량채권 처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도 호재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경제와 중국의 경기진정책 및 중동불안에 따른 유가 등 원자재가격 동향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