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 사장단 인사를 정점으로 주요그룹의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삼성은 12일 사상 최대의 승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임원인사를 남겨놓고있으나 사장단 인사에서 나타난 해외파 및 기술부문 약진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인사는 내수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린 해외파 약진과 오너2세 전진배치, 홍보팀장 최고경영자 발탁 등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눈길을 끌었다. ◆해외파의 눈부신 약진 = 삼성을 비롯한 주요그룹 인사에서 해외파들이 사상최대의 실적을 바탕으로 사실상 승진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삼성 인사에서는 북미총괄 오동진 부사장과 구주전략본부 양해경 부사장 등이각각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장 승진자 3명 중 2명을 해외파에서 배출했다. LG전자 인사에서도 인도법인장 김광로 부사장과 안명규 북미총괄 부사장이 각각사장으로 승진, 사장 승진자가 모두 해외파로 채워졌으며, 현대차에서는 베이징현대차 노재만 총경리(법인장)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올린 해외파들이 대거 승진대열에 올랐다. 한진해운도 중국지역 본부장인 김황중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12명의 승진임원 중 해외영업인력이 다수를 차지했다. 해외파들은 글로벌 경영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내수침체로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부문과 달리 좋은 실적을 올림으로써 전반적으로 약진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너 2세 전진 배치 = LG전선그룹 인사에서는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외아들 구자은 LG전선 이사가 상무로 승진하고, 구평회 E1(구 LG칼텍스가스) 명예회장의 3남인 구자균 고려대 교수가 LG산전 부사장으로 선임돼 '자'(滋)자 항렬의2세 경영체제가 구축됐다. 또 LG상사는 고 구자승 LG상사 대표의 막내아들인 구본진 경영기획팀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이사반열에 올려 놓았다. CJ그룹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씨의 장녀이자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46)씨를 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 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배치했으며,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회장의 차남인 정교선부장을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승진시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게 했다. 한일시멘트그룹도 구랍 29일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39) 한일시멘트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허 명예회장의 동생인허동섭 회장과의 공동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이런 흐름 속에 12일 이뤄지는 삼성 임원급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전무 승진대상에 오를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 상무는 상무보를 2년만에 뗀 뒤 승진 3년차를 맞아 전무 승진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홍보맨 '전성시대' = 홍보맨들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잇따라 발탁된 것도 이번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기아차 김익환 국내영업 및 홍보담당 부사장이 지난 7일 사장으로 전격 발탁돼기아차 사령탑에 앉았으며, 김영수(54) LG전자 홍보팀 부사장은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프로농구 LG 세이커스를 총괄하는 ㈜LG스포츠의 CEO 자리인 대표이사 부사장에선임됐다. 작년 11월에 이뤄진 한화그룹 인사에서도 홍보팀장을 맡았던 남영선 상무가 ㈜한화 사업총괄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그룹내 서열1위 계열사를 지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작년 4월에는 현대차 홍보실장 출신인 최한영 부사장이 전략조정실장(사장) 발령을 받아 현대차와 기아차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세대교체는 영원한 '화두' = 올해 인사에서도 임원들에 대한 무더기구조조정과 세대교체도 빠지지 않고 나타났다. 임원들의 연령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LG전자의 경우 황경주 정보통신 미국법인부장과 정보통신단말연구소의 류혜정 연구원 등 30대 임원 2명이 탄생했으며, 한화그룹 인사에서는 40대 임원들이 중심이 되면서 임원들의 평균연령이 10년 가량 낮아졌다. 대한항공도 신규 임원 21명중 약 60%인 12명을 40대로 선임했으며, 구조조정을진행 중인 코오롱그룹에서는 전체 임원의 27%인 34명을 무더기로 해임하면서 부회장3명을 함께 퇴진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