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여건은 비슷하지만 상승 메커니즘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지난 99년 코스닥 활황장세와 올해 '코스닥 랠리'를 비교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난 돌파구로 벤처 육성카드를 내민 것이나,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것 등 증시 주변 환경은 당시와 매우 흡사하다. 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보여 설비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도 똑같다. 코스닥지수는 99년 1월 764에서 12월 2,561로 수직 상승했다. 2000년 3월10일 2,834로 사상 최고가를 찍기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당시 주가 상승은 시장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경기는 침체됐으며 부동산시장은 꽉 막혔다. 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위해 벤처육성책을 펼쳤다. 지금 상황도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 작년 말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벤처육성정책을 발표했고 이후 코스닥지수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종목간 상승률이 차별화되고 있다. 99년에는 무차별적인 상승세를 보여 '묻지마 투자'가 횡행했지만 최근 장세에선 종목간·업종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줄기세포,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등 테마주가 부각되고 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당시와 다르다.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3년 3월 기관투자 비중은 4.3%,외국인 비중은 1.1%였으나 작년 12월 기관투자 비중은 3.8%,외국인은 3.1%였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실 부장은 "코스닥 거품 붕괴 후 시장신뢰도가 낮아져 당시와 같은 무차별적인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우량 종목들이 늘어나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