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을유년 새해를 혼조세로 출발했다. 연말에 배당락 충격을 가볍게 딛고 890선을 돌파한 종합주가지수가 차익 매물로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총력적인 경기 부양책, 하반기 내수 및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종합주가지수가 1월에 900선을 넘고 연중 1,000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1천원선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와 수출 둔화, 이에 따른 기업실적의 악화 우려가 증시의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말 상승 랠리 주춤..1월 최고 940선 전망 3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작년 말보다 0.08포인트 오른 896.0으로 출발해보합권에서 오르내리다 오전 10시49분 현재 0.82포인트(0.08%) 떨어진 895.10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4.69포인트(1.23%) 오른 385.02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작년말 해외 증시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국내증시가 많이 상승한데 따른 차익 매물로 새해 첫날 종합주가지수가 장 초반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조만간 국내외 경제 여건 개선과 장세 기대감을 반영해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1월중에 9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시장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안정적인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인 차익 매물 부담도 다소 커질 것"이라고말했다. 1월 효과는 한해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연초에 집중 반영돼 주가가오르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과거 15년간 9차례 종합주가지수가 1월에 상승했고 새해개장일 주가와 연간 주가의 움직임이 대체로 같았다. 대우증권 목대균 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정착과 중국 경제의 연착륙, IT 산업의 업황 회복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국내 경제는 달러화 약세로 수출이 둔화되겠지만 철강, 유화, 조선, 자동차산업의호황 지속과 내수 회복으로 4%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목 연구원은 이를 반영해 종합주가지수가 1월에는 940선, 하반기에는 1천2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경기 순환주기상 올 1.4분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선진국 경기의 회복 가능성과 세계 증시의 상승 기조, 한국 관련 해외펀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 새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무경 연구원은 "미 증시가 안정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가운데 국제 유가 등 대외 가격 변수의 안정과 외국인의 매도 압력 완화로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1월 종합주가지수 등락 범위로 840~920선을 제시했다. ◆환율 하락.실적 악화.외국인 수급이 변수 연초 장세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환율 하락과 기업 실적 둔화, 불안한증시 수급 구도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환율 하락에 따른 작년 4.4분기 기업 채산성의 악화, 올 1.4분기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영향의 가시화가 연초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연구원은 "작년 4.4분기 기업 실적이 2004년 분기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 관련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며 "1.4분기중에 내수 부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버팀목이었던 수출 증가율 마저 마이너스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따라서 1월 효과에 때한 기대보다는 주식시장을 둘러싼 경기 관련리스크를 반영해 현금 비중을 늘리고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인 성격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기 소비재와 IT 관련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금융과 소재업종에대한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또 배당 투자 자금의 유입으로 작년말 현재 1조3천410억원으로 불어난 프로그램매수차익 잔고의 매물 가능성이 높은 것도 증시 수급에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연초 프로그램 매물을 외국인이 흡수해 줄 지가 관심"이라며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신흥국가중 가장 낮고 IT 업황과 중국 변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원화 강세의 부정적 효과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이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따라서 외국인이 작년 4.4분기 이후 보여준 `중립 이하'의 투자전략을 고수한다면 프로그램 매물 소화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