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예탁원은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맞춰 준비해온 간접투자재산 예탁결제시스템인 '펀드넷'을 지난 4월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예탁결제 업무처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자산운용업계가 "펀드넷 도입 이후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예탁결제 인프라가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평가할 정도다.


펀드넷의 핵심 기능은 결제의 자동화다. 자산운용사가 주식투자 등으로 펀드를 운용하면 펀드자금과 주식매매대금을 상호 결제하게 되는데 이 시스템은 상호 결제를 리얼타임으로 자동 처리한다.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주식거래 중개회사,펀드자금을 수탁한 은행 등이 매매확인 운용지시 결제 권리행사 등을 해당 기관별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비용과 운영 리스크가 컸다. 펀드넷은 이 같은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증권예탁원은 펀드넷을 통해 예탁유가증권 관리방식을 통합관리에서 펀드별 구분관리로 전환시켰다. 이렇게 되면 수탁회사는 물론 자산운용회사도 펀드별 편입자산을 항상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간접투자 시장에서도 수탁사와 운용사 상호 확인을 통한 실질적 준법감시가 가능해진 셈이다.


펀드넷은 증권예탁원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사,수탁은행,펀드 판매회사 등을 거미줄처럼 연계시켜 매매결제 운용지시 등 관련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이를 통해 자산운용업계는 연간 6백30억원에 달하는 사무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처리에서도 투명성을 확보함에 따라 펀드수익률 사후조정 등 기존의 편법행위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동 증권예탁원 사장은 "펀드 재산을 펀드별로 엄격하게 구분 관리할 수 있게 돼 펀드운용과 관련된 투자자 불신도 상당부분 걷히게 됐다"며 "시스템 표준화·자동화를 통해 운용사무 관리비용을 줄이고 금융시장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예탁원은 1천2조원의 유가증권을 예탁하고 있다. 연간 1천조원이 넘는 증권매매결제대금 주식배당금 채권원리금 등도 증권예탁원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지급된다. 증권예탁결제도 증권예탁원의 주된 기능이다.


증권예탁결제는 투자자들의 유가증권을 증권예탁원에 모두 모아 놓고 매매거래가 발생하면 계좌간 결제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증권예탁원은 증권시장이 성숙해지는 정도와 제도 변화 등에 부합토록 시스템 수준을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다. 정 사장은 "각종 시스템을 증시 주변여건 변화에 맞도록 업그레이드시켜 증시를 선진화 투명화시킴으로써 세계 일류 증권종합관리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