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의 후임으로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을 내정한 것과 관련, `적절한 인사'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재야 출신과 소장파 의원 사이에서는 `메이저 신문사' 회장이 주요 외교포스트에 내정된데 대해 불편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당 지도부와 전문가 그룹에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출신인 홍 회장이 미국 공화당 정권의 주요 인맥과 연결돼 있고, 세계신문협회장을 지내면서 미국 주요 언론의최고위층과도 긴밀한 교류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적극 평가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홍 회장이 그동안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나 균형외교에대해 큰 이해를 표시해 왔고, 미국과 폭넓은 교류를 유지해 왔다"며 "아주 적절한인사"라고 말했다. 당내 외교통인 정의용(鄭義溶) 의원은 "홍 의장이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와 `코드'도 맞고, 미국과 대화도 잘 될 것 같다"며 "절묘한 선택인 것 같다"고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홍 회장의 미국 인맥과 관련, "한미 정부 차원의 대화는 잘 되고 있지만, 대화 파트너는 정부 바깥에도 많이 있다"면서 "정부가 민간차원의 대미외교를 강화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성(崔 星) 의원도 "기존의 전통적 한미관계가 새로운 형태의 발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민간 분야의 한미 교류협력이 물꼬가 터지는 의미가 있다"며 "세계 언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홍 회장이 주미대사로서 역할을 할 경우 한미 시민사회 영역에서 이해가 증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홍 회장의 전문성에 대한 일부 우려의 시각에 대해 "주미대사라는 역할은 고도의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도 필요한 자리"라며 "적극적인세일즈 외교가 필요한 시점에 공격적인 세일즈 외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86세대'인 임종석(任鍾晳) 대변인은 홍 회장과 참여정부의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은 경제와 외교 영역은 코드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특히 주미대사는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미국을 잘 알고 한미관계를 원만하게조절할 수 있는 인물을 우선적으로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력 일간지를 겨냥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신문법을 주도한 정청래(鄭淸來) 의원은 "관료는 언론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언론사 사주가 관료가된만큼 선을 긋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홍 회장에 대한 반응 자체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재야 출신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홍 회장을 만나본 적도 없고, 전혀 아는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현미(金賢美) 의원도 "너무 의외다.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