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기업들의 경영계획을 진단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현대차 그룹을 짚어봅니다. 국승한 기자 자리 함께 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약세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현대차 그룹도 내실경영에 치중할 전망이라구요? 그렇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달러화에 대한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 경영계획을 점치기 가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대차 그룹은 원화강세 기조에 장기화에 대처하기위해 TF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생산성 향상과 미국 중국 등 현지생산 능력 배가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05년에 04년대비 30%정도 긴축예산을 짜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 정몽구 회장에게 내년도 사업계획을 보고했지만, 예산을 대폭 삭감하라는 지시가 떨어져 각 사업본부별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외출장 경비나 불필요한 판관비 등 내부 경비를 줄여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힘쓰겠다는 것 인데요, 특히 긴축경영을 통해 외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는 경영 방침에 따라 전체 임금 총액을 동결시키는 방안을 검토중 입니다. 05년 임금 총액이 올해 수준으로 묶이면 승진인사와 신규채용으로 전체 직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 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회사측은 일단 별도의 노사협의가 필요없는 과장급 이상 연봉제 임직원을 상대로 임금 총량제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전문성을 대폭 강화한 팀을 신설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기획총괄본부 산하에 '윤리경영팀'과 '현장경영개선팀' '연구개발전략팀' 등을 신설해 전사적인 윤리경영 확대와 현장비용 절감, 차세대 전략 차종의 연구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결국은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촛점이 맞춰진 거군요? 일차적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개발이나 신제품 개발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98년 IMF외환위기 전후 R&D에 투자하지 못한 결과, 2002년과 2003년 풀체인지 모델 자동차를 전혀 내놓지 못한 경험이 있는 현대차로서는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연구개발 분야에만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각옵니다. 현대모비스도 비용절감은 추진하겠지만, 새로운 모듈제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해외 AS부품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추진합니다. 해외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차에 대해 AS부품을 신속 공급함으로써 초기 품질과 중장기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것 인데요, 현대모비스는 우선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 8개 권역별 전담팀을 구성해 내년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이고, 권역별 대응전략 을 수립하는 한편 현지 대리점의 순정품 마케팅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전세계 물류 거점을 내년중 18개(현재 10개)로 확대,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시장에 적합한 용품도 적극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05년 해외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차가 1100만대로 늘어날 전망에 따라 해외 AS부품시장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수출액을 올해 7억9000만달러에서 내년에는 9억달러로 15% 가량 늘릴 계획 입니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INI스틸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하면서 철강이 현대·기아차 그룹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습니까? 내년 투자계획은 어느정도 인가요? 현대차그룹은 먼저 05년 3,482억원을 투자해 현재 가동중인 A지구내 철근공장(연산 120만t 규모)외에 내년 7월에 A지구 열연공장(연산 180만t)을 정상 가동할 계획입니다. 또한 오는 2006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연산 200만t 규모의 B지구 열연공장과 냉연공장 가동해 총 700만t 규모의 철강제품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 입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고로인데요, 현재 당진공장이 채택하고 있는 코렉스공법의 고로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포항에 연간 60만t 규모의 코렉스 고로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도 기존 고로의 쇳물을 섞어 자동차용 강판 제조를 위한 강괴인 슬래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생산성이 낮은 코렉스 설비를 철거하거나, 시험가동 후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파이넥스 공법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선 고로 1기 설치에 2조원 이상이 필요하며 공간도 현재 당진공장 부지만큼의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고로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정몽구 회장이 "엔진 캠샤프트와 같은 부품을 만들수 있는 고품질 철강재를 자체 조달하지 못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이 어렵다"라고 강조한 상황이어서 조만간 중장기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국승한기자 shk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