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李基明)씨가 9일 열린우리당의 개혁의지 후퇴 조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씨는 이날 한 인터넷매체에 기고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묻는다'는 글에서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인가, 소수당인가, 힘이 없는가, 능력이 없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렇다면 간판을 내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씨는 "국민이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정치 초년생들에게 금배지를 달아 준것은 숫자가 없어 정치를 못한다는 소리를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며 "지도력 부재에다 전략도 없고 자중지란이나 일으키는 정당의 꼴을 보려고 다수당을 만들어 준것이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안정과 개혁을 들먹이며 당력을 위축시키는 안개같이 뿌연 인간들이 목에힘을 주고, 목숨을 걸고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겠다던 원내대표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유보를 선언한다"며 이 같은 비판이 개혁의지 후퇴 조짐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3월 노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되는 장면을 회상한 뒤 "국민들이당신들을 국회로 보낸 것은 쪽수(숫자)가 모자라 대통령이 탄핵당했다고 징징 우는꼴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의 무기력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며 "아직도쪽수가 모자라서 정치를 제대로 못하는가,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입법은 그냥 연습으로 해 본 소리인가"라고 따졌다. 그는 또 "의사당 안에서 간첩으로 몰리면서도 무엇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라며 "의원총회장 안에서 눈물만 흘리고 앉아 있고, 법사위원회를 점령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을 열어주면 점잖게 들어갈 것인가"라고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다수당으로서 정치를 제대로 하는지 스스로 부끄럽다고 느껴야 한다"며 "부끄럽다면 행동으로 보이고, 자신이 없으면 의원직을 반납하라"는 구절로 글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