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올해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초과하는 이른바 '깜짝실적'을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천8백47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58%,전분기에 비해서는 37% 각각 늘었다. 순이익은 1천3백2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는 14%,전분기보다는 91% 증가했다. 누적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4천4백5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거뒀고,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1천% 넘게 급증한 3천36억원에 달했다. 송재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컨테이너 물동량은 증가하고 운임지수는 상승해 영업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주가 급등으로 연결됐다. 연초 1만3백원이었던 주가가 11월 말 1만6천1백원으로 56.3% 뛰어올랐다. 연중 저점인 6천2백80원(5월17일)에 비해서는 1백56.3% 급등한 것이다.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는 점도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연초 18.78%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11월 말 현재 43.67%로 높아져 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점 역시 투자포인트다. 탄탄한 실적과 비수익성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두호 한누리증권 선임연구원은 "현대상선의 순부채비율은 작년 말 6백22%에서 지난 9월 말 3백8%로 떨어졌다"며 "화주들이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전용선 관련 부채를 제외하면 순부채비율은 3분기 말 1백6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의 내년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와 유조선운임지수인 월드스케일지수(WS)가 4분기는 물론 2005년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 2월 사상최고치(5,450)을 기록한 BDI지수는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급락했다가 6월 이후 급상승하면서 5,125에 달하고 있다. 한누리증권 강 선임연구원은 "4분기엔 유럽지역 화주들이 원재료 축적에 나서는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BDI의 강세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벌크선 비중이 큰 현대상선은 많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송 연구위원은 "2005년 컨테이너 시장의 수요(물동량) 증가율은 9.9%인데 비해 공급(선박량) 증가율은 9.7%로 예상되는 등 해운업황은 수요 우위로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를 반영한 현대상선의 영업실적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