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8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촉발된 정기국회 파행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원내대표 회담을 열었으나,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날 낮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총리에게 유감 표명을 종용하고, 국회내에서여야가 `좌파', `수구정당' 등의 격한 표현을 자제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원내대표 회담 결과를전한 뒤 사과를 종용했으며, 이 총리는 "시기와 장소 등 입장 표명의 방식에 대해선여야간 국회에서의 논의를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밝혔다. 김 의장의 중재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사과하는 수위를 보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고, 우리당도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섰으므로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 총리 유감 표명의 수위와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수용 여부, 4대개혁입법 처리 방식 등에 대한 조율 여부가 파행국회를 정상화시키는 막판 쟁점이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천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평가하고 그런 방향으로 하겠지만, 세부적인 것은 좀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4대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개혁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담에서 "한나라당이 총리의 사과를 구걸하는 입장은 아니나,이 총리는 국회와 국민에 대해 백배사죄해야 옳다"면서 "여당도 같은 편이라고 해서이 총리를 감싸고 나아가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우리당 박영선(朴映宣) 원내부대표는 "여야 대표회담 결과 국회의장이 중재를하기로 했기 때문에 중재의 결과를 내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고, 한나라당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이 총리의 사과가 `사죄'이길 바라며 재주를 부리고 꼼수부리는 것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과 수위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국회 정상화 시점에 대해 우리당이 오는 10일까지를 국회 정상화의 시한이라고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 한나라당은 "10일까지 등원하지 않을 것이며, `민생파탄 규탄대회'를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에서는 이 총리의 `선(先)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나오고 있고,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수요모임'은 "대승적으로 등원할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하는 등 여야 내부에 조기 정상화를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비교섭단체 3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고 이 총리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조속한 등원을 촉구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복지위와 문화관광위를 열어 새해 예산안 등 계류안건을 심의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병수기자 mangels@yna.co.kr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