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8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촉발된 국회 파행사태와 관련,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이 총리에게 유감표명을 하도록 종용키로 합의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낮 김의장 주선으로 국회의장실에서 1시간여동안 원내대표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김기만 의장공보수석이 발표했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로 12일째 공전되고 있는 국회파행 사태를 끝내기로 하는데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내용상 이날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김 공보수석은 회담결과 발표문을 통해 "이 총리가 적절한 방법으로 유감표명을 하도록 국회의장이 종용키로 했다"면서 "주요 법안처리와 관련해서는 여야간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국민의견을 수렴해서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국회에 의석을 가진 모든 정당은 상대 정당에 대해 `좌경집단' `극우 수구세력' 등 상대정당의 정체성을 폄하, 훼손하는 발언을 국회에서 하지 않도록 국회의장이 주의를 환기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대선결과를 비롯해 국제 정치.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가별 의원친선협회 및 의원외교협의회의 활동이 시급하기 때문에 적어도 내주까지는 협회및 협의회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회담을 마친후 각당 지도부에 회담결과를 설명한 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세부조건들을 재조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주초에 국회가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김 공보수석은 배경설명을 통해 "등원날짜와 시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원내대표회담을 통해 의견을 많이 좁혔다고 보시면 된다"면서 "김의장은 전체적으로 성과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등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으며, 잘 될것이라고 말씀했다"고 부연했다.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회담을 마친뒤 "오늘 타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김의장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들이 당의 의견을 표명했다"면서 "김덕룡 원내대표도 기존 입장을 그대로 표명했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운영에 있어 정쟁과 대립을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한달전 원내대표간 합의정신을 살려가자고 제안했다"면서 "여당도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야당의 안건이 됐든, 대안이 됐든충분히 존중하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총리가 사과하면 등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과한다고 등원하는 것은 한나라당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결과를 지켜보고 당 나름대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이 총리가 야당과 국회에 도발적 언동을 해서 국회를 파행시켰는데도 국회의장이 질책하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시했다"면서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지 않겠으며, 법안도 충분히 대화와 협상을 통해 원내대표 합의정신을 존중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