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20일 삼성SDI[006400]의 삼성물산[000830] 지분 매입으로 삼성SDI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물산의 경우 의결권 확보를 위한 그룹차원의 추가적 지원 가능성 등이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삼성SDI - "실익 없는 그룹 차원 행동" 삼성SDI는 지난 17일 700억원 규모(추가취득 후 지분율 7.58%)의 삼성전자 보통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우리증권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삼성SDI의 입장에서 재무적으로 부담이 되는수준은 아니지만 사업적 연관성이 낮은 무수익 자산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며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하향조정했다. 우리증권은 또 "결과적으로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도 삼성물산 주식 매입으로 삼성SDI의 '주주우선 정책'이 의심받고있다고 지적했다. LG증권은 우선 이번 주식 매입 이후에도 삼성물산에 대한 관계사들의 지분율은16.25%에 불과,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만큼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추가 매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에 삼성SDI가 취득한 삼성물산 지분은 지배구조 문제상 단기적으로 유동화하기 어려운 자산이므로 향후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해도 삼성SDI는 평가이익 이상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우증권 역시 "삼성물산 주식 취득은 비영업자산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주주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삼성물산의 올해와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6%, 4% 수준이고 올해 예상배당 수익률도 1.9%에 불과한만큼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을효율적 자산 운용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우, LG증권 등은 그동안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 삼성SDI의 주가가 영업상황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과 이번 발표로 향후 추가 위험이줄었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삼성물산 - "관계사 추가 지분매입 가능성" 반면 삼성물산의 경우 이번 삼성SDI의 결정을 계기로 관계사들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이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LG증권은 "삼성SDI의 지분 매입 후에도 삼성물산에 대한 관계사들의 지분율은 16.25%에 불과, 삼성그룹이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추가 지분확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LG증권은 이처럼 향후 삼성물산을 둘러싼 우호지분 확보 경쟁 가능성인 높아짐에따라 삼성물산 주식의 '보유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시장에서 부각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1만9천15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동원증권도 "삼성물산은 당분간 뚜렷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 경영권 문제가 표면화됨에따라 자산가치에 주목해야한다"면서 '매수'의견을유지했고 메리츠증권 역시 "경영권 변수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동원증권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만큼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