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2002년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실질적인 경영활동을 하는 나라에서의 수익이 크게 감소한 반면 세금이 없거나 낮은 조세회피국(tax heaven)에서 얻은 수익은 크게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비영리 국제세금연구전문지 `택스 노트'(Tax Note)에 실린 논문을 인용, "2002년 미국 기업들은 18개 조세회피국에서 1천49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는데이는 99년 880억달러에서 68%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전세계 조세회피국에서 거둔 기업들의 달러당 수익도 99년 10센트에서 2002년 17센트로 높아졌다. 국가별로 보면 룩셈부르크에서의 경우 99년 미국 기업이 1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면 2002년에는 4.56달러를 벌었다. 같은 식으로 버뮤다는 2.96달러, 아일랜드는 2.01달러, 싱가포르는 1.72달러로 수익이 증가했다. 조세회피국이거나 부분적으로 조세회피지로 꼽히는 나라들이다. 반면 영국에서는 99년 1달러의 수익이 2002년 67센트로, 독일에서는 46센트로각각 줄었다. 상무부 데이터를 분석해 논문을 작성한 재무부 경제학자인 마틴 A. 설리번은 조세회피국에서의 이같은 수익 급증은 경제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 설립이나 내부 대출 등을 이용해 세금을 낮춘다"면서 "수익은 조세회피국에서 나고 비용은 세금이 높은 나라에서 발생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기업들은 2002년 전체 회계수입이 343억달러에 불과한 버뮤다에서 무려 252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설리번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중 58%가 조세회피국에서 이뤄진 점을 들어 "조세 회피국에서의 수익급증은 향후 미국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갈 수있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공화당의 브루스 R 바틀렛은 이에대해 "같은 경제조건아래서 기업이나 개인이다르게 세금을 낸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지금 이에 대해 제제할 방법이없지만 이를 계기로 유럽스타일의 부가가치세 신설과 기업 소득세 폐지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