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관료가 있는 것처럼 기업에도 관료가 있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업 관료가 행세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한국CEO포럼(공동대표 김승유 유상옥 조동성)이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개최한 연례회의에 참석,'기업관료'가 공격적인 기업활동을 저해하고 있다며 기업인들에게 맹공을 가했다. 그는 "예전 선배들이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업가 정신을 불태웠던 것처럼 안정 지향적인 '패자의 논리'가 아닌 적극적으로 도전에 나서는 '승자의 논리'가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기업에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안정을 추구하는 정착형 인간은 기업가가 될 수 없다"며 "환경이 좀 나쁘다고 기업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영업일선에서 뛰던 사람들은 물건을 팔고 돈을 받지 못하는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법규를 어기기도 해서 상처받고 물러난 반면 재무 기획 인사 등 후방에서 지원하던 사람들이 기업을 장악했다"며 "파이낸스를 전공해 MBA를 딴 기업 2세들이 소극적·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기업활동은 원래 리스크가 높은 것인데 책임을 강하게 묻다보니 적극적인 게임에 나서지 않게 된다"며 "기업 내부에서 패자의 게임보다 승자의 게임이 이뤄질 수 있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하는 데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그동안 가계부채 부동산문제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느라 평등·분배정책을 쓸래야 쓸 시간이 없었는데도 인수위 시절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오해를 받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에 비해 보수적이지만 미국에선 아무도 케리 후보더러 좌파라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평창=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