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의 직장이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사회진출 초기에 직장을 많이 옮기는 경향을 보여온 청년층 이직률은 불과 1년새 38.5%에서 21.5%로 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장기불황 여파로 기업의 신규채용은 물론 경력직 스카우트까지 줄어들어 근로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고 싶어도 갈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또 퇴직 후 새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로 힘들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웬만하면 현 직장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직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일 통계청 및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노동이동률(근로자의 새 직장 입사비율인 입직률과 이직률을 합한 경기지표)이 지난 6월말 현재 4.10%(입직률 1.96%,이직률 2.14%)를 기록,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46%포인트 낮아졌다. 올 1월 5.02%를 기록한 노동이동률은 2월 5.35%,3월 5.81%까지 치솟았으나 4월 4.62%,5월 4.21% 등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간 노동이동률도 지난 2000년 5.47%까지 상승했으나 2001년 4.77%,2002년 4.90%,2003년 4.76%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노동이동률이 하락하는 것은 불경기로 새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데다 산업구조 변화로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회진출 초기에 직장을 많이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청년층의 이직률도 현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29세 청년층 이직률(2002년 기준,전체 종업원수 대비 연간 이직자수)은 21.5%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청년층 이직률 38.5%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청년층의 99년 이직률은 35.2%,2000년에는 39.1%였다. 30∼45세 근로자의 이직률은 99년 24.4%,2000년 25.0%,2001년 27.3%,45∼60세 근로자는 99년 25.0%,2000년 25.8%,2001년 27.4%로 청년층보다 낮았지만 2002년에는 각각 24.4%와 24.6%로 청년층의 이직률을 앞질렀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