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시아정당대회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의장과 우 위원장은 약 1시간에 걸쳐 `고구려사 왜곡파동', 북한 핵문제, 탈북자 처리 문제 등 양국간 주요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고구려사 문제 해법에 있어서는 견해차를 드러냈다. 우 위원장은 고구려사 문제에 언급, "역사는 역사의 문제이고, 학술 문제는 학자에게 맡겨 토의하게 하면 된다. 학술 문제를 정치화하지 않는다는게 중국정부의입장이고 역사와 현실을 떼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이 전했다. 우 위원장은 또 "우리는 한국과의 관계 발전을 짧은 기간이 아니라 먼 장래를 두고 생각하고 있고, 전략적 높이에서 중한관계를 생각하고 있다"며 "양국간 일부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이견을 적절히 처리할 수 있음은 국가관계가 성숙됐다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의장은 "역사가 길게 진행되다 보면 나라 사이에 영토의 변경은 있을수 있지만, 역사 자체는 변할 수 없다"며 "고구려사는 한국 민족에게 신앙이나 영혼의 근원같은 존재이며, 이런 것이 상처받거나 흐려질 때 우리 민족의 영혼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기 어렵다"고 한국민의 정서를 대변했다. 이 의장은 "중국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우리당 의원들의 견해가 고구려사 파동이후 심각하게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의원들의 견해가 그럴진대 일반 국민들의 반향이 어떤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며 "우리 속담에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말이 있는데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양국관계가 더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이 의장은 "이제는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해야 할 때"라며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중국이 우정어린 설득을 할 수 있고, 그런 노력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의장은 "한반도 안보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문제로 중압감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북미간 긴장관계를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은 한국과 같은 입장이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의 안전에 대한 관심사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의 역할은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회담을 조직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지난 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 "일찍 참가하는게 늦게 참가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 등으로 1시간반 동안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설득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 위원장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준 데 감사한다"고 말한데 대해 이 의장은 "앞으로도`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탈북자 문제와 관련, 이 의장은 "탈북자,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을 인도적 입장에서 한국으로 가도록 배려해준데 감사한다"면서 일부 수감중인 탈북관련 NGO(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의 석방 등 선처를 요구했다. 우 위원장은 "중국의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인도적으로 처리하고 있고 한국측관심사도 고려하겠다"면서도 "한국의 NGO에 대해 자제를 요청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 의장은 오는 2006년 제4회 아시아정당대회의 서울 유치를 위한 중국측의 협조를 요청했고, 우 위원장은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