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의 잇단 체조 오심에 체조인들도 발끈했다.

왕년의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는 이번 대회의 판정을 전면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이 양태영의 빼앗긴 금메달을 찾기 위해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는 사이 러시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왕년의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는 25일(한국시간) "앞으로 사람들은 아테네올림픽 체조 얘기만 나오면 폴 햄의 착지 실수 장면만 들춰낼 것"이라며 "햄의 잘못은 아니지만 어쨌든 선수들이 더 이상 이런 오심의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여자체조 사상 첫 10점 만점(이단평행봉)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던 코마네치는 "심판들은 당시 상황을 전면 재평가하고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마네치는 이어 "햄은 잘못이 없는 만큼 금메달을 보유해야 하지만 국제체조연맹(FIG)은 뒤탈이 없도록 이번 사태를 깨끗하게 처리해야 하고 불공정한 판정에 따른 선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체조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잘못된 판정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링 종목 판정에 대해 항의했던 조르단 조프체프(불가리아)는 "대책이 필요하다.심판들은 올림픽 정신을 상실했고 우리가 일궈낸 성과를 빼앗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무능력한 것인 지 편견 때문인 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늙은 심판들이 체조를 망치고 있는 만큼 그들도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날 러시아 대표팀도 여자 개인종합의 스베틀라나 호르키나, 남자 철봉의 알렉세이 네모프가 잘못된 판정의 피해를 봤다면서 FIG에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러시아 대표팀은 잘못된 판정이었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자크 로게 등 IOC 고위층이 체조 판정 문제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아드리안 스토이카 FIG 기술위원장은 "심판들도 사람이니 만큼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항변한 뒤 "나는 일련의 사태로 체조의 이미지가 생각보다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네모프의 점수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스토이카는 "심판들은 감점 요인을 면밀하게 관찰해 판정하기 때문에 관중들이 보는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오심에 따른 파장을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