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TV가 두께를 3분의1 이상 줄이고 디지털TV 시장에서 LCD와 PDP TV를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SDI는 19일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기존 브라운관의 두께를 15㎝ 줄인 35㎝ 두께의 32인치 디지털TV용 초슬림 브라운관 "빅슬림(Vixlim)"을 선보였다.

이 브라운관을 이용해 만든 32인치 디지털TV의 두께는 38㎝로 기존 제품의 두께(60㎝)에 비해 3분의1 이상 얇아진다.

가격은 기존 32인치 브라운관 디지털TV(9백달러.미국 전자유통체인 베스트바이 판매가격 기준)와 비슷한 수준인 1천달러가 될 것으로 삼성SDI는 예상했다.

◆LCD 못지않은 브라운관

32인치 LCD TV의 두께는 10∼15㎝.하지만 DVD플레이어 셋톱박스 홈시어터 등을 함께 사용할 경우 두께가 사실상 33㎝이상이 된다.

38㎝ 두께의 빅슬림 브라운관 TV와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32인치 LCD TV의 가격은 베스트바이에서 판매중인 가장 저렴한 제품 기준으로 2천9백99달러.이는 내년초부터 양산될 빅슬림 브라운관 TV의 예상판매가격 1천달러의 3배에 달한다.

또 빅슬림 브라운관은 수직해상도 1천80 라인의 HD급 해상도를 갖추고 8백 칸델라(㏅/㎡)의 휘도(밝기)와 5천 대 1의 명암비,1백80도의 시야각을 구현하는 등 LCD 보다 모든 화질 특성에서 앞서 있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브라운관,디지털시대도 주도할 것

삼성SDI 영업본부장 김재식 전무는 시장조사기관 IDC의 '소비자들의 TV 구매시 고려사항'조사 결과를 인용,47%의 소비자들이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빅슬림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과 얇은 두께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쟁에서 브라운관 TV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운관 디지털TV의 전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4백50만대에서 오는 2008년 4천8백40만대로 급성장,연평균 8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삼성SDI는 예상하고 있다.

김 전무는 "40인치 이상의 제품만 생산되는 PDP 및 향후 7세대 라인이 가동될 경우 40인치 이상을 주력 제품으로 삼게 될 LCD와 달리 브라운관 TV는 32인치와 34인치를 주력 제품으로 디지털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디지털TV에도 적합

삼성SDI는 이번 제품이 현재 정부와 전자업계가 디지털TV 보급을 위해 적극 추진중인 1백만원대 전후의 '국민 디지털TV 프로젝트'에도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조만간 28,29,34인치 제품도 개발해 내년 말까지 국내외 대형 TV용 브라운관 생산라인의 상당 부분을 빅슬림 전용라인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또 PC 모니터용 제품도 내년 중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두께 20㎝대의 32인치 빅슬림도 개발키로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