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이제는 다 잊고 아시안컵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예 공격수 정경호(울산)가 아쉽게 접은 올림픽 출전의 꿈을 아시안컵축구대회에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경호는 18일 발표된 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엔트리 22명(예비선수 4명 포함)의 명단에서 빠져 마지막 와일드카드 선발 희망을 포기해야 했다.

병역 미필자인 정경호는 박지성(에인트호벤)이 소속팀의 반대로 올림픽 대신 아시안컵에 합류한 뒤 틈만 나면 "아시안컵과 올림픽 모두 다 소화할 수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며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병역면제를 이루겠다는 꿈을 키워왔었다.

17일까지만 해도 정경호는 "21일이 올림픽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일이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나는 목적이 있으니 동기부여가 확실하다"며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지만 예정보다 이른 비보를 전해듣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비록 병역 면제의 기회를 날렸지만 정경호는 박지성(에인트호벤)의 부상으로 당분간 대표팀 주전 자리를 굳힐 찬스를 잡았다.

정경호는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장했고 안정환(요코하마), 김남일(전남) 등 베스트멤버들이 복귀한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도 후반 교체투입돼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여 본프레레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정경호에 대해 "매우 빠르고 기술도 좋다. 경험이 적어 상황변화에 빨리 적응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를 보냈다.

정경호도 "두차례 평가전에서 (본프레레 감독은) 모두 나에게 기회를 줬다. 내포지션에 훌륭한 선수가 많지만 조금이라도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일 요르단전에서 정경호가 부여받은 임무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려 동료들에게 슛찬스를 제공해주는 것.

아시안컵에 집중하게 된 정경호가 박지성의 공백과 안정환의 컨디션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공격진의 실마리를 풀어줄 지 관심이다.

(지난<중국>=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