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비교적 잘 꿴 '본프레레호'가 중미 다크호스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제물로 2연승에 도전한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3위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맞아 최종 리허설을 치르고 오는 17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2004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

지난 10일 바레인을 2-0으로 꺾고 승전고를 올린 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은 빛고을 광주에서 올라온 직후 12일 오전 '담금질의 산실'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다시 결집해 쉼없는 훈련에 돌입했다.

11일 입국한 트리니다드토바고 선수들도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스피드와 전진 패스를 중시하는 공격 축구로 색깔을 드러낸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바레인전에서 드러난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보완하고 전.후반 90분 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복안이다.

코엘류호 초창기 이후 처음 실험한 '포백(4-back)' 수비라인이 무실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방어막을 구축했지만 역습을 당했을 경우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늦고 협력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잦은 패스 미스로 흐름이 끊기고 특히 골을 넣은 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노출돼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할 상황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바레인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팀이기 때문에 새롭게 개선해야 할 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경기에는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은 포워드 이동국(광주), 측면 미드필더 정경호(울산), 중앙수비수 최진철(전북), 윙백 현영민(울산) 등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잔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져있던 안정환(요코하마), 박지성(에인트호벤), 김남일, 김태영(이상 전남)의 가세 여부가 관건이다.

안정환, 박지성 등이 투입될 경우 본프레레호는 바레인전과는 또다른 색깔의 공격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과 한 차례도 맞붙은 적이 없는 중미 남동부의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도미니카를 연파하며 2006독일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에 무난히 진출한 복병으로 결코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2002한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북중미 맹주 멕시코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한 적이 있고 74년과 90년에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뻔하다 아깝게 티켓을 놓쳤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스타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6시즌 동안 136골을 뽑아낸 베테랑 공격수 드와이트 요크(33.블랙번 로버스)가 첫 손에 꼽히고 90년대 미국 육상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스프린터 아토 볼든도 있어 달리는 스포츠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는 나라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