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기업임을 자부하는 삼성 임원들의 눈에는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모습이 어떻게 비쳤을까. 삼성전자 이돈주 상무는 최근 나온 사보에 `초일류와 마사이족, 문명과 원시의경계에서'란 제목으로 지난 5월 윤종용 부회장과 함께 다녀온 아프리카 출장기를 실었다. 이번 출장은 현장경영을 강조해온 윤 부회장이 `삼성제품이 팔리는 곳이면 지구끝까지라도 직접 가보겠다'는 소신에 따라 이뤄진 것. 윤 부회장은 출장에서 96년 사장 취임 이후부터 최고경영자에 오른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고 `초일류'의 역사를 써나갈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고 이상무는 전했다. 그는 "사장 취임 직후 삼성전자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회사와 나라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신념으로 쉼없이 달려와 초일류의 문턱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또 "이제 초일류 문턱을 넘어 수백년이 흘러도 흔들리지 않을 거목으로서 삼성전자의 역사를 써나갈 주인공은 여러분이며, 폭넓고 깊이 있는 우주관과 역사의식이없으면 결코 초일류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97년 자본잠식 상태에서 지금의 삼성이 되기까지 개혁과 혁신의 중심에 있었던 CEO로서 겪은 중압감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이 상무는 전했다. 이 상무는 마사이족 마을을 방문했을 때 윤 부회장이 자신을 따르는 네살짜리아이를 품에 안아주며 흐뭇해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최첨단 기술과 문명이 차단된 오지의 삶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번 출장에서 첨단문명(삼성)과 원시(마사이족)의 경계를 넘나드는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다만 변화와 진보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가치와 전통을 고수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