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386세대'가 젊은 목소리를내기 시작했다. 초.재선 의원 34명이 15일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새모색)'이란 그들만의 모임을 구성하고 독자 노선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새모색은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 문제를 둘러싼 당.청간 이상기류 속에서 지난달 31일 열린 예비모임 때만 해도 18명이 참석했으나 보름만에 동류(同類)를 결집시켜 두 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수적으로 따지면 지난 4일 36명으로 발족했다 친선모임으로 전환한 초선의원모임 다음이지만 구성원 개개인이 지닌 정치적 비중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지대할것이란 전망이 많다. 모두 25명인 당내 재선 의원 가운데 소장파로 분류되는 11명 중 유시민(柳時敏)의원을 제외한 10명 전원이 가입했고, 낙선 경험이 있는 김선미(金善美) 우상호(禹相虎) 윤호중(尹昊重) 이인영(李仁榮) 조경태(趙慶泰) 의원 등 민주당 출신의 `재선급 초선'도 망라됐다. 이들의 면면에서 보듯 새모색의 공통분모는 6월 항쟁의 경험이다. 전대협 1~3기의장 출신인 이인영 오영식(吳泳食)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당연직'으로 가입됐다. 그러나 새모색은 진보나 개혁 같은 정체성이 아닌 `새로운 정치' 구현에 목표를설정했다. 정치 결사체로서 여권내 각종 현안에 대해 제목소리를 분명히 내겠다는의사표시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발족 취지문에서도 "과거의 낡은 관행과 결별을 시작하고 낡은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당.청관계 재정립과 정책 방향을 놓고 혼선을 빚는 청와대와 당지도부 모두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미 간사인 우상호 의원이 "필요하다면 당에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방식으로대안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듯이 소장파의 결집된 목소리는 그간 여러차례 당지도부에 전달돼 주요 의견으로 수렴됐다. 새모색은 특히 당권 향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출신배경에 따라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의원의 지지세력으로 나뉘어 있지만, 향후 결정적 시점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거나 `차차기' 포석 차원에서 독자 후보를 내는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김중배기자 jahn@yna.co.kr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