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아시아 원탁회의' 폐막] "日 구조조정 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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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열린 '전략적 통찰을 위한 아시아 원탁회의'가 14일 아시아 지역의 경제현안을 종합 정리하는 토론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일본과 중국 경제의 미래가 아시아 지역과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종합 토론에서 1백80여명의 참석자들은 아시아 경제 현안을 8개로 정리, 설문조사를 통해 우선 순위를 매겼다.
조사 결과 최근 빠르게 활력을 되찾고 있는 일본 경제가 얼마나 회복세를 지속할지 여부가 단연 1위에 올랐다.
성장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중국 경제의 향방이 2번째 중요한 현안으로 선정됐다.
특히 중국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입하면서 아시아 각국에 미칠 영향이 4번째, 아시아지역 안보에서 중국의 역할이 5번째 이슈로 각각 꼽힐 만큼 중국에 대한 참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한국 문제는 조사 문항에서 처음부터 제외돼 있었다.
머빈 데이비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그룹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도 세계화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아시아지역 안보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중국의 제조업체를 대표해 토론에 참가한 후송롱 콩카그룹 회장은 "정보기술(IT) 분야 등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핵심기술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평이 있어 분발이 필요하며 특히 IT산업은 비용 중심에서 부가가치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WEF 의장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해 곡물수출이 7%나 늘었는데 대부분 중국이 늘어난 수요를 흡수했을 만큼 세계 상품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시아지역 안보와 관련,마이클 레이크 KPMG 인터내셔널 회장은 "아시아 경제에선 안보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변수로 최근 중국과 인도가 슈퍼파워로 등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양국의 협력관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일본 경제 회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일부 반론이 제기됐다.
마틴 소렐 WPP그룹 회장은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일본은 여전히 요새와 같이 닫혀 있고 기업 투명성도 낮다"며 "산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더 필요하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아시아 각국의 연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후송롱 회장은 "일본은 핵심기술에서, 한국과 대만은 제품설계와 혁신분야에서, 중국은 저가의 대량생산과 시장확보 측면에서, 인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각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각국이 협력체계를 갖추면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케펠사의 림치온 회장은 테러위협을 아시아 경제의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림 회장은 "동남아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최근 분배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불만세력이 확산되고 있다"며 "사회불안 요인이 테러로 비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EF는 이날 채택한 8개 주요 현안을 비롯해 이틀간 논의된 주제들을 내년 초 다보스 포럼의 의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