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국내외 생산기지 재편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산 등 저가제품의 대량 유입으로 경쟁력이 없어진 생산법인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폐쇄하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임금 경쟁력 또한 갖춘 곳으로 이전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지난 88년 이후 전자레인지를 생산해온 `LG전자 북영국법인'을 청산키로 했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회사가 밝힌 법인 철수 이유는 중국산 전자레인지의 가격공세와 영국의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 북영국법인은 이에 따라 오는 8월말 생산을 종료하고 현지 생산인력 퇴직처리및 공장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영국법인 철수로 발생하는 생산량 감소분은 중국 공장에서 처리될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3월로 전자레인지의 국내 생산을 완전히 접었다. 중국 등의 저가 제품 공세에 견디다 못해 국내 유일의 전자레인지 생산시설이었던 수원공장의 문을 4월부터 닫고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태국 공장으로 생산을넘겼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구미에 있던 광케이블 생산라인이 중국 하이난(海南)으로 완전 이전했다. 또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생산라인을 슬로바키아와 중국으로 이전하고 영국 윈야드 생산라인은 철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5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구 10개국의 유럽연합(EU) 가입으로 기존 서구 생산거점의 제조경쟁력 상실이 가속화되고 손익구조가 악화될 것이 예상된다는 이유로영국과 스페인 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한 것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88년 이후 영국생산법인(DEUK)에서 생산해 오던 VCR헤드의 핵심부품인 드럼라인이 VCR 쇠퇴로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기능 일부를국내 주안사업장으로 최근 이전했다. 이와는 반대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를 증설하거나 생산품목을 늘리는 생산기지도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TV와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는 슬로바키아 갈란타 공장에 3천만달러를 투자해 PDP TV와 DVD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제2공장을 상반기중에 완공, 동유럽 생산기지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슬로바키아 법인은 생산규모를 내년까지 8배로 늘리기 위해 2천900만달러(9억5천900만 코루나)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유럽내 프리미엄TV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폴란드 무와바 공장의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증설했다. 지난 99년 설립 이후 브라운관TV만 생산해 왔던 이 공장에 1천만달러를 투자,고부가가치TV 중심의 생산공장으로 확장한 것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오는 2005년까지 2천만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백색가전 생산기지(DEHAMEX)의 생산라인을 증설, 전체 백색가전 생산량을 현재 70만대에서 140만대로 약 2배 가까이 증가시켜 미주 및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기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폴란드의 영상생산법인(DEMPOL)은 올해 내로 LCD TV 5개 모델과 PDP TV 2모델 라인을 증설, 디지털 디스플레이 전문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없는 생산기지는 빠른 시일내에 정리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생산기지를 선택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바로 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