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과 터키의 친선경기는 `메추호'로 탈바꿈하는 한국축구가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새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극전사들은 사령탑 교체로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국축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섰다며 저마다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번 일전은 이외에도 `월드컵 2주년 기념 매치', `형제의 나라 리턴매치', `월드컵 멤버와 올림픽호 멤버의 실력 비교' 등 팬들이 눈여겨 볼만한 관전 포인트가 적지않다. ◆`메추호' 워밍업 매치= 연봉 계약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한국축구를 맡게 된 브뤼노 메추 감독이 오기 전까지 팀을 이끌 박성화 감독 대행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쇄신해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긴다는 생각이다. 박 대행은 "한국축구는 다시 겸손해져야 하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받아야 한다. 그동안 진통을 겪었지만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메추호는 아직 공식 출범하지 않았지만 오는 9일 베트남과의 독일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이번 경기가 중요한 `워밍업 매치'가 되는 셈이다. ◆`11초의 충격' 설욕전= 2002한일월드컵 3.4위전은 우정의 대결이었지만 한국은 월드컵사의 한장에 남을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터키의 간판 공격수 하칸 슈퀴르(갈라타사라이)가 한국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경기 시작 11초만에 골 네트를 가른 것. 당시 패배의 기억을 안았던 이운재(수원), 최진철(전북), 김남일(전남) 등 월드컵 멤버들은 올림픽호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다시 최전방에 나서는 하칸 슈퀴르를 상대로 깨끗한 설욕을 노리고 있다. ◆`투르크전사' 이을용 출격= 한일월드컵 직후인 2002년 7월 터키 진출 1호로 트라브존스포르에 입단한 이을용(FC서울)은 5도움으로 나름대로 활약을 펼친 뒤 2003년 7월 K리그로 U턴했다. 상암벌에서 예전 팀 동료 메메트 윌마즈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이을용은 터키대표팀의 다른 선수들과도 그라운드에서 한번씩 마주쳐 친분이 있는 사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투르크의 친구들과 다시 조우하는 그로서는 감회가 남다른 일전이다. ◆형님-아우 실력 대결= 이번 평가전은 기존 월드컵 멤버와 올림픽호 멤버들이 반반씩 섞여 형님-아우 태극전사들의 실력을 테스트해볼 좋은 기회다. 박 대행은 "당초에는 기존 선수들과 올림픽호의 젊은 선수들을 한번씩 점검해볼 생각이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다소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전방에 나설 안정환(요코하마)과 조재진(수원), 수문장 이운재(수원)와 김영광(전남) 등 `신.구 라이벌'의 팀내 경쟁은 볼거리를 남겨두고 있다. ◆이천수 팀동료 니하트 실력은= 스페인 프로축구 진출 1호 이천수의 팀 동료 니하트 카베시(레알 소시에다드)는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실력을 검증받은 공격수.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 여러 포지션을 옮겨다닌 이천수는 어깨 수술로 팀내 경쟁자와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그러나 니하트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이천수의 국내 팬들에게는 관심거리다. ◆김태영 `센추리클럽' 가입 다음 기회로= 지난 4월28일 파라과이전 출전으로 A매치 99경기에 나선 대표팀 주축 수비수 김태영(전남)은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장)을 목전에 뒀지만 무릎 부상으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김태영은 부상이 호전되면 오는 5일 터키와의 2차전에 출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차범근(수원 감독), 황선홍(전남 코치), 홍명보(LA갤럭시), 유상철(요코하마)에 이어 국내에서 5번째로 센추리클럽 멤버로 등록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