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석가탄신일인 26일 서울종로구 조계사에서 개최된 봉축 법요식에 일제히 참석하는 등 6.5 재보선을 앞두고`불심(佛心) 잡기' 경쟁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주요 정당의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고,본행사에 앞서 조계종 종정인 법전(法傳) 스님과 총무원장인 법장(法長) 스님을 예방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신 의장은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김부겸(金富謙) 비서실장, 임종석(任鍾晳)대변인, 김근태(金槿泰) 의원 등과 함께 행사 시작 1시간전에 법장 스님을 만나 "부처님은 싸우지 않는 덕으로 모든 대립을 원만하게 하고, 다스리는 자는 다툼을 통합해 한가지 맛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종정의 법어는 정치권에 상생의 정치를 강조한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장은 또 종정에게 3배한 뒤 "직접 뵙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영광"이라고 자세를 낮춘 뒤 종정의 `상생정치' 주문에 "명심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대표는 이 자리에서 "법장 스님의 공덕으로 대통령이 복귀한 것같다"면서 "새로운 자세로 심기일전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장 스님은 이에 대해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탄핵소추를 경험했는데 악을 보고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스승이 된다"면서 "상생의 정치는 먼저 남의 주장을이해하는 것인 만큼 이제 화합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불교 신자인 한나라당 박 대표도 진 영(陳 永) 비서실장, 한선교(韓善敎) 대변인 등과 함께 행사시작 30분전에 조계사에 도착해 법장 스님과 법전 스님을 잇따라예방했고, 이들의 상생정치 주문을 시종 묵묵히 들으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특히 `힘없는 사람도 양보해야 화합할 수 있다'는 종정의 충고에 고개를 끄덕이며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구룡사를 방문했고,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개최된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민노당 권 대표도 법요식 직전 법장 스님을 만나 "부처님 오신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고개를 숙였고, 법장 스님은 "민노당의 원내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법요식 행사에 빠듯하게 도착한 민주당 한 대표는 곧바로 식장으로 향했다. 한편 법요식 단상에서 나란히 앉은 우리당 신 의장과 한나라당 박 대표는 지난18일 처음으로 조우했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때와는 달리 서로 웃으며 간간이 귀엣말을 주고 받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김중배기자 youngkyu@yna.co.kr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