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예정지로유력하게 거론되는 아르빌 공항은 쿠르드족 자치주 수도인 아르빌시에서 북서쪽으로5㎞(승용차로 15-20분) 거리에 위치한 공항. 아르빌시는 기원전 2천300년대 수메르인이 도시를 세운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중 하나로, 중세 십자군 전쟁때 기독교 침략군을 몰아낸쿠르드인의 최고 영웅 살라후딘의 고향이기도 하다. 아르빌시가 아르빌주와 도후크주를 관할하는 쿠르드 지방정부의 수도인 점을 감안, 공항의 공식 명칭도 지난 해 7월1일 부터 쿠르드어로 `수도'란 의미인 `하울러(HAWLER)' 국제공항으로 변경됐다. 국내적으로는 북부 석유도시인 키르쿠크와 모술에서 각각 승용차로 1시간, 도후크와 술라이마니야에서는 각각 2시간, 바그다드까지는 4시간 거리이며,국제적으로도시리아 북부지역 및 터키 남부지역과 근접거리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 1975년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군 공군기의 비상착륙을 위한 군용공항으로 건립된 하울러 공항은 후세인 정권이 18만명의 쿠르드족을 학살할 당시에 이용된아픈 역사도 갖고 있고, 걸프전과 이라크전 당시 연합군이 잠시 이용하기도 했다. 이라크전 종전 이후 지난 해 5월6일 첫 비행이 시작됐고, 이후 유엔의 인도적지원물자를 수송하는 화물기들이 주로 이용했다. 쿠르드 정부측은 이 공항을 인접 아랍과 유럽으로 향하는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 아래 지난 해 6월24일 자치주의회에서 하울러 공항 육성법안을 통과시켰고, 영국과 터키 기업의 자문을 받아 `공항발전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 특히 미군이 지난해 7월 공항 운영권을 쿠르드 자치정부에게 넘김에 따라 군용공항에서 민간공항으로 전환됐고, 주 정부는 민간인들로 구성된 공항관리위원회를세워 사르다르 살림 주바이르를 위원장을 임명하고 본격적 재보수 공사에 착수했다.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무자파르 카림 공항관리위원회 위원 겸 사업담당이사는 "현재 조르단 항공소속으로 이라크 재건지원을 위한 비정부단체 요원들을 수송하는 에어버스가 암만-바그다드-아르빌을 매일 한차례씩 이착륙하며 국제적십자사소속의 소형 여객기도 1주에 3-4차례 이용하고 있다"면서 "지난 해 C-130수송기는물론 보잉 727기도 착륙했던 만큼 한국군 파병시 수송기 착륙에는 큰 문제가 없을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길이 2천800m, 폭 30m의 활주로 2개중 하나는 아스팔트 덧씌우기공사가 6월중에 완료되고, 다른 하나는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여 올해말까지 완료될 것"이라면서 "마스터 플랜에 따라 길이 4천m, 폭 40m의 활주로를 2년내에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여객청사는 임시건물로서 1년6개월후 본 청사가 완공될 예정이며,관제탑은 9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지만 기자가 둘러본 공항의 모습은 드넓은 들판에 12m 높이의 철근골조만 앙상하게 드러난 관제탑과 가건물 형태의 여객청사만 덩그러니 있어 한국의 지방 국내공항 수준에도 못미치는 모습이었다. 다만 공항주변 21㎞에 걸쳐 이중으로 철조망이 설치됐고, 258명의 민방위군들이24시간 경계체제를 유지해 치안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르빌= 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