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16일 밤 중국 상하이에서 대회가 끝나자마자 귀국했다. 지난해 이맘때 SK텔레콤오픈 출전차 한국에 온 뒤 꼭 1년 만이다. 특히 지난 4월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동양인 최고성적인 단독 3위를 한 뒤 이뤄진 귀국이어서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마스터스 3위 이후 주위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텍사스주 우드랜드에 있는 집 근처의 학교마다 'KJ 마스터스 3위'라는 게시물이 붙어있을 정도입니다.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경주의 귀국은 지난주 BMW아시안오픈과 이번주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전담 캐디 외에 지난해와 달리 체력훈련 코치도 함께 방한했다. "골프가 개인 스포츠라고 해도 팀워크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현대 스포츠는 선수 개인의 기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선수 주위의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그룹화'가 특징입니다.매니저 체력코치 스윙코치 캐디 그리고 선수가 일심동체가 됐을때 좋은 성적이 납니다.내 경우 아직 1백% 만족하지 않지만 목표를 향한 팀워크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최경주는 20일 열리는 SK텔레콤오픈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다. 최경주는 "나를 비롯 초청선수인 프레드 커플스,허석호가 우승을 떠나 미국·일본투어를 대표해 나름대로의 기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경주는 마스터스에서 3위를 하고,현재 세계랭킹이 19위로 세계적 골퍼의 반열에 들어섰지만 아직 타이거 우즈나 어니 엘스,비제이 싱등 톱랭커들에 비해서는 한수 아래인 것이 사실. 그도 그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내가 그들을 압도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첫째 그들은 태어나서부터 골프장 근처에 살며 클럽을 쥐어왔습니다.그 반면 나는 10대 후반 골프에 입문했고 독학으로 골프를 익히다시피 했습니다.이를 젓가락질에 비유해 봅시다.만약 그들이 젓가락질을 배웠다 해도 나보다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을까요.그와 마찬가지입니다.둘째는 체력입니다.톱랭커들은 모두 키가 1백85cm 이상입니다.키가 크면 스윙아크가 커지는 것은 물론 러프에서 볼을 꺼낼때도 유리합니다." 최경주는 그렇지만 자신이 그들보다 유리한 점도 있다고 했다. "나는 깊은 신앙을 갖고 있습니다.'믿음' 만큼 든든한 백이 어디 있습니까.그리고 체력을 체계적으로 기르고 연습을 철저히 하면 그들을 따라잡지 못하라는 법도 없지 않겠습니까." 요컨대 자신이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톱랭커가 되기는 힘들지라도 '세계랭킹 10위'권에는 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그것이 희망이라고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