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공한증(恐韓症) 탈출 꿈'이 끝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선샹푸 감독이 이끄는 중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창샤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 A조 5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5만명에 육박한 홈 팬들의 열렬한성원을 등에 업고 사력을 다했지만 결국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골 차로 무릎을꿇었다. 중국축구협회 양이민 부주석의 치밀한 계획 아래 13억 대륙의 혼이 깃든 마오쩌뚱의 고향에서 한달 넘게 `합숙 밀봉훈련'을 해온 `창샤 프로젝트'는 조재진(수원)과 김동진(서울)의 통렬한 슈팅 두방에 한낱 꿈으로 허물어졌다. `노동절 중한대전(中韓大戰)'이라는 말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팀에 `군령(軍令)장'을 전달하며 결의를 다졌던 중국의 모든 작전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태극전사들의 강인한 조직력 앞에 산산조각난 셈. 중국 취재진은 "역시 한국을 따라잡기에는 힘이 부쳤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이번이 한국만 만나면 진다는 징크스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중국 대표팀 서포터스 `치우미'는 대형 `오성홍기'를 관중석으로 빙 돌려가며 `차요, 차요(加油.중국어로 파이팅)'를 목이 터져와 외쳐댔지만 고대했던 한국전 승리는 아련히 사라졌다. 치우미들은 김동진의 추가골로 승부의 추가 한국으로 기운 경기 후반까지도 자리에서 일어나 더 큰 함성으로 한골이라도 만회해주기를 바랬지만 중국의 공격은한국의 촘촘한 그물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팬들은 씁쓸한 완패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이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기도 했다. 지난 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차범근(현 수원 감독)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면서 시작된 공한증의 역사는 26년 동안 성인대표팀 15승10무, 이번 경기를 포함해 올림픽대표팀 7승1무의 압독적인 한국 우위로 이어졌다. 이날 패배는 `이번만은 한국을 꺾어주리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샹푸호 `초백금(슈퍼플래티넘) 세대'의 침몰이라는 점에서 중국 팬들에게 상당한 충격파를던졌다. 2000년 11월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1-0으로 누르고 3위에 올라 `테헤란 반란'을 일으킨 '초백금세대'는 선배들이 당했던 공한증의 굴욕을 씼어야 한다는 지상명령 아래 4년여 동안 국가적인 지원을 ?아왔다. 선샹푸호는 2002년 출범 이후 폴란드, 포르투갈, 브라질, 체코 등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올림픽 예선 직전까지 16승10무10패의 좋은 성적표를 내 기대는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게 사실이다. 중국은 그러나 이번 예선에서 홈에서 이란을 한차례 꺾은 것 외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국에 내리 두번 패한데다 팀 내부적으로 장기 합숙에 따른 불협화음이 새나오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후유증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창샤=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