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중국 창샤에서 열리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과 중국의 일전은 올림픽 본선 티켓의 향배보다 한.중 양국의 젊은 전사들이 펼치는 한판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이 더 흥미롭다. 아테네행 티켓을 눈앞에 둔 한국과 본선 진출 좌절이 확정된 중국으로서는 올림픽 예선이라는 타이틀과는 별도로 진정한 실력을 겨루는 결전을 앞두고 있다. ◆`창샤 카드'로 공한증 탈출(?)= 중국 축구 팬들의 관심은 온통 한국전 무승 탈출 여부에 맞춰져 있다. 지난 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0-1로 패한 이후 역대전적에서 성인대표팀 10무15패, 올림픽대표팀 1무6패로 철저히 밀린 중국은 `초백금 세대'로 지칭되는 올림픽대표 선수들을 지난 달말부터 창샤에 결집시킨 뒤 장기 극비훈련을 통해 집중적으로 담금질해왔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애초부터 올림픽 본선 티켓보다는 한국 격파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 정신무장을 위해 창샤에 둥지를 틀어온 중국이 항간에 알려진 팀내 내홍을 극복하고 달라진 전력을 선보일 지 지켜볼 대목이다. ◆무더위 속 수중전 가능성= 경기 당일 창샤 현지 일기예보로는 비가 올 확률이 60%를 넘겨 수중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호곤호는 이번 원정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 26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한양대와 장대비 속 연습경기를 통해 리허설을 치렀지만 그라운드가 젖을 경우 빠른 패스워크를 통한 상대 분쇄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다행히 경기장인 하룽스타디움의 잔디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거의 같은 사계절 양잔디로 한국 선수들에게는 낯익은 조건이다. 여름으로 들어서면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창샤는 4월말-5월초 한낮 기온이 28℃까지 올라가 무더위와 높은 습도도 한국 선수들에게 적이 될 수 있다. ◆박지성 효과= 박지성(PSV에인트호벤)이 중국전에 출격하는 것은 지난 3월 3일 서울 홈경기에 이어 두번째. 같은 해외파인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테헤란 원정에서 이란 격파의 선봉에섰다면 박지성은 중국 격파의 특명을 받은 셈이다. 박지성은 중국과의 1차전에서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전후반 내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어 힘을 뺀 뒤 조재진(수원)의 결승골에 디딤돌을 놓았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다 모처럼 태극마크는 달고 뛰는 그의 활약 여부에 초반 경기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예선 전승 통과 갈림길= 김호곤호의 목표는 최종예선 6전 전승의 상승세를 그대로 살려 아테네로 향하는 것.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중국을 이길 경우 5연승으로 본선을 확정짓는 것은 물론 5월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홈 경기도 평가전 성격으로 부담이 없게 돼 예선 전승도 충분히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 88년 서울올림픽을 제외하고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3차례 본선에서 항상 어렵게 지역 예선을 통과한 뒤 본선에서 안타까운 좌절을 맛봐야 했던 한국축구로서는 이번 만큼은 `퍼펙트 예선기록'을 만든 뒤 본선에서 한 단계 높은 목표를 향한다는 야심에 차있다. (창샤=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