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대행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한국축구가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28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의 A매치에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퇴진이후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기 위해 이를 악물었지만끝내 전.후반을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몰디브와의 치욕적인 0-0 무승부를 포함, 올 들어 2승2무를 기록한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는 2무1패로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 중반까지는 볼 터치가 길거나 패스 미스로 공격의 리듬이 자주 끊겼고 이과정에서 공격진은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등 둔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30분을 넘어서면서 오버래핑에 적극 가담한 이영표와 설기현의 왼쪽 돌파가 활기를 띠고 쇼트 패스로 상대 골문을 좁히면서 흐름을 틀어쥐었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안정환과 유상철이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한국은 경기 시작 2분만에 포백 수비라인이 허점을 노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상대 공격수 카바나스에게 순식간에 중앙을 뚫려 결정적인 슛찬스를 내줬으나 다행히 볼이 골문을 벗어나 가슴을 쓸어 내렸다. 8분 최진철의 헤딩슛이 외곽으로 향하고 26분 정경호의 왼발슛도 골키퍼에 손에걸린 한국은 27분에도 곤살레스에 절호의 득점찬스를 허용했으나 거미손 이운재의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좌우 공간을 활용하며 한국의 문전을 노리던 파라과이의 두아르테가 왼쪽을 진영을 파다가 낮게 크로스한 것을 쇄도하던 곤살레스가 슈팅으로 연결한 것을 이운재가 몸을 던지며 손으로 처낸 것. 한국이 주도권이 잡고 파상공격에 나선 것은 30분 무렵부터. 30분 안정환, 37분 설기현이 잇따라 슛을 날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은후반 42분 이을용이 유상철의 백패스를 받아 아크 부근에서 왼발로 강하게 쏜 슈팅이 크로스바를 퉁기고 나와 땅을 쳤다. 후반 들어 한국은 공격의 수위를 높였지만 파라과이의 악착같은 수비라인을 좀체 뚫지 못한 채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12분 안정환의 중거리슛이 무산된 한국은 21분 유상철이 코너킥 세트플레이에서절호의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유상철은 이을용이 니어포스트쪽으로 올려준 코너킥이 상대 수비수의 몸에 이어골포스트를 맞고 튀자 무주공산의 골문을 향해 머리로 받았지만 외곽으로 흘러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수세에 몰렸던 파라과이도 후반 31분 디아스가 과감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이운재의 물오른 손끝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후에도 세차게 몰아붙였지만 굳게 잠긴 파라과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인천=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