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추미애(秋美愛) 의원을 배제한 채 조순형(趙舜衡) 대표 단일체제로 선대위를 구성키로 한 데 대해, 소장파가 공천권 반납, 탈당 등으로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총선을 20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 제2의분당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 의원이 조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 공천 번복권 부여 등을 요구한 것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 등 민주당의 기본노선과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며 추 의원 단독 선대위원장 추대안을 철회하고 26일 선대위를 예정대로 출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 대표를 제외한 김경재 장재식 김영환 김종인 손봉숙 상임중앙위원이 모두 사퇴함에 따라 지도부 공백상태가 빚어졌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형식상 2000년 1월 창당 이후 유지해온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조 대표 단일 지도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김경재 의원은 "(추 의원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는다는 자세로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면서 "자민련과 한나라당을 제외한 나머지 탄핵에 찬성하는 군소정당의 사람들을 모아오는 방법도 있다"며 녹색사민당, 개혁국민정당 등과의 `제정파 연합론'을 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할 때"라며 분당을 강력히 시사했고, 설 훈(薛 勳) 정범구(鄭範九) 전갑길(全甲吉)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공천권 반납, 탈당 등 초강경 조치와 신당의 전 단계로서 무소속연합 결성을 공언하고 나섰다. 설 의원은 "어떤 형식이든 매듭을 지어야 하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만큼 동지들과 모여서 결단을 내리겠다"면서 "탈당, 의원직 반납, 출마포기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그러나 총선이 불과 21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 "신당은 쉽지 않을 것 같고 신당의 전 단계로 무소속연합 형태도 가능하다"면서 한화갑(韓和甲)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조금 다른 부분도 있지만 같이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당내 동교동계 좌장인 한 전 대표가 소장파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나설 경우, 조대표와 당권파, 구주류 등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과 한 전 대표와 추 의원, 소장파연합세력으로의 핵분열이 불가피하게 된다. 분당위기가 고조되자 김영환 의원과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은 조순형-추미애 담판론을 주장하며 막바지 중재에 나섰으나,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다 사퇴하고 조 대표 혼자 남았는데 추 의원이 들어와서 전권을 갖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정 안된다면 조 대표도 사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분당부터 막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추 의원도 이날 아침 자택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아무것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여운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