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오는 24일 적지에서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 필승 해법을 찾았다. 한수 위인 한국을 상대로 미리 문을 잠그고 나올 말레이시아가 공격을 위해 수비 빗장을 여는 순간 그 틈새를 뚫고 들어가 재빨리 골문을 열어 젖힌다는 작전이다. 대표팀은 21일 밤 말레이시아축구협회 전용구장에서 가진 9대9 미니게임에서 상대가 공세에 나설 때 강한 압박으로 볼을 가로챈 뒤 전진, 골문을 위협하는 전술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최성국-조재진-최태욱을 최전방에 내세운 3-4-3 포메이션으로 나선 주전팀은 정조국과 김동현에게 말레이시아 투톱을 대신하게 한 비주전팀을 상대로 미니게임을 시작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공격에 나선 상대의 볼을 빼앗는 즉시 긴 패스나 한 다리를 거친 빠른 패스로 볼을 상대의 좌우 뒷공간으로 연결했고 볼을 확보한 최태욱과 최성국은 지체없이 위협적인 크로스로 조재진에게 실탄을 배달했다. 상대의 볼을 빼앗았지만 머뭇거려 상대가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를 주거나 빠른 공격을 펼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선수를 향한 투박한 패스가 이어지면 김 감독은 즉시 해당 선수 이름을 부르며 호통을 쳤다. 최성국은 "감독님이 역습해 올 때 좌우 뒷 공간을 노려 재역습할 것을 강조했다. 최태욱과 틈나는 대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이란, 중국과의 경기에서 공격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빠른 발을 이용, 번개같이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문을 걸어 잠그는 식의 '짠물 축구'를 선보였다. 이란은 이에 말려 선취골을 내주는 곤욕을 치렀고 중국은 안방에서 1-1로 비기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20일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경기를 관전하고 온 박경훈 코치는 "골잡이 아크말 리잘 라크리와 오른쪽 미드필더 리잔 코완이 핵심 선수"라며 "리잔이 측면에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면 아크말이 마무리하는 것이 주요 공격 루트"라고 설명했다. 박 코치는 포메이션에서 리잔과 맞닥뜨리게 되는 김동진과 상대 투톱을 마크해야 할 수비수 김치곤, 박재홍, 이들의 뒤에서 스위퍼 역할을 맡을 조병국의 역할을 강조, 이들이 이번 필승전략인 빠른 역습의 핵심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박 코치는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작은 브라질' 말레이시아가 체격이 왜소한 탓에 이란의 세트 플레이에 거푸 실점하는 등 장신을 이용한 세트플레이에 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팀은 남은 기간 세트 플레이을 통한 득점 루트도 집중적으로 닦을 것으로 보인다. (케라니자야=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