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9일 당 지지율 급등과 맞물린 공천잡음과 관련, 긴급 클린선거위원회를 열어 2가지 원칙을 재확인하고, 천정배(千正培)위원장이 이를 직접 공표했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됐거가 위반 정도가 중대한 후보에 대해 "공천은 있을수 없다"는 것과, 경선 과정에서 탈락했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후보에 대해 "다시 공천받는 일은 결단코 없다"는 것이다. 옥중출마설이 나도는 정만호(鄭萬昊)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송석찬(宋錫贊) 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일부 현역 의원과 영입인사들의 출마움직임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천 의원의 단호한 목소리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일거에 분출된 공천 잡음에 대한 반성과 함께 도덕적 재무장에 나선 지도부의 의지가 읽혀졌다. 당 지지율 급등으로 인한 총선승리의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질되면서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한 듯 하다. 실제 당내에선 `전국 어디에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들뜬 목소리와 동시에야당에 대한 성난 민심이 여당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천 잡음 때문에 여론의 시선이 차가워질 조짐을 보이자 당 안팎에선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에 대한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정길(金正吉) 상임중앙위원은 "지지율이 올랐다고 왔다갔다 하면 악재가 될수 있다"고 걱정했고,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문제 있는 사람은, 가슴이 아프지만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金富謙) 원내부대표는 "지금에 와서 기웃거리는 사람들의 무차별적 영입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고,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에 따라사람들이 이합집산한 과거를 거울로 삼자"며 `옥석 구분'을 지도부에 주문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도 단호한 입장이다. 정 의장은 자치단체장의 입당과 관련해 "본인의 의사표명일 뿐"이라며 "기준을 갖고 결정할 것"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외부인사의 비례대표 영입을 둘러싸고 양갈래의 시각이 엄존하고 있어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접점을 찾을지가 주목된다. "정당은 대학입시나 고시와 다르다. 좋은 사람이라면 받아줘야 한다"(정세균)는게 정 의장을 위시로 한 `통합주의파'의 입장인 데 반해 당내 386 소장파 등 `원리주의파'는 "아무리 급해도 기와집에 철제기둥을 세울 수 없다"(최용규)며 정체성 유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