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박찬호는 맑음. 최희섭, 봉중근은 흐림'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일주일을 마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초반 활약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풀타임 선발 전환을 시험받는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과 부상에서의 재기를노리는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의 첫 등판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7일(이하 한국시간) 동시에 선발 출격한 이들은 각각 2이닝 무실점, 3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특히 김병현은 7타자를 맞아 볼넷 한 개만 내줬을 뿐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여 5선발 진입에 성큼 다가섰다. 어깨와 등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좌타자 3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체인지업을 구사해 완급 조절을 잘 했다는 점에서 선발투수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찬호는 1회부터 연속 볼넷과 2루타로 선취점을 내주고 패전의 멍에까지 뒤집어썼지만 부상을 털고 정상 컨디션으로의 회복을 알렸다는 점에서 기대를 부풀렸다. 이날 박찬호는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뿌려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가장 좋은 구위를 과시, 지난 2년간 텍사스에서 10승11패, 방어율 6.06으로 체면을 구긴 데 대한 명예회복의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트레이드를 기회로 주전 1루수 자리를 굳히려던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은 아직 좋은 타격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희섭은 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남으로써 올해 메이저리그팀과의 시범경기 3경기 동안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번 겨울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몸을 꼿꼿이 세우는 타격 자세를 연마한 최희섭은 시범경기 들어 대부분의 타구가 좌익수나 3루쪽으로 날아가고 있어 아직 타격폼 변화의 효능을 보지 못하고 있다. 상대 투수들이 플로리다의 유일한 왼손 거포인 최희섭에게 집중적으로 변화구와체인지업을 던지는 것도 극복해야할 과제. 또 코칭스태프가 1루 경쟁자 코르데로를 우익수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7,8일 이틀 연속 클린업트리오인 5번타자로 기용해 사실상 코르데로의 방망이가 낫다는 것을인정한 점도 올 시즌 최희섭의 주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을 예고한다. 봉중근(24.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올 시즌 5선발 후보들인 자렛 라이트, 트레이 호지스 등과 나란히 등판한 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2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3안타 3실점, 빅리그에서 제 자리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라이트는 1⅔이닝을 던져 4실점하기는 했지만 야수 실책 3개로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고, 호지스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다소 나은 모습을 보였다. 한편 뉴욕 메츠의 4선발이 확정적인 서재응(27)은 파울 타구에 다리를 맞아 7일선발 등판을 포기했고 오는 11일 첫 투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피터=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