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강도가 현격히 약화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6일부터 16일째 `사자' 행진을 벌이다 2일 순매도로 돌아섰고, 최근 코스닥지수도 `횡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이 외국인 매수세에 힙입어 지난 27일에 이어 2일에도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 코스닥서 떠나나=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7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오전 11시13분 현재 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거래소시장에서는 2천500억원 이상의 매수 우위를 견지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이처럼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것은 두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 편차가 심하고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에 비해 예측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개인의 경우 코스닥 거래비중의 94%를 점하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비중이 워낙 작아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지수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도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종목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옮겨지면서 그간 그나마 유지됐던 코스닥 주가에 대한 영향력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에 나선다 하더라도 매매비중을 감안할 때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또는 유출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는게 두 전문가의 지적이다. ◆종합주가지수 900선 돌파가 관건= 거래소시장이 조정국면에서 벗어나 확연한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코스닥시장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거래소시장이 강세를 보이게 되면 외국인의 자금이 거래소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전이돼 코스닥지수도 후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신동민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순조롭게 치고올라갈 경우 코스닥시장도 강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곤 연구원도 "코스닥 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순매매 규모가 워낙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별로 순매도와 순매수가 번갈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추세적으로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94% 비중의 개인 참여여부 관심= 두 전문가는 향후 코스닥 시장의 운명은 거래비중의 94%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들의 시장 참여 여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으로 들어와야 할 개인들의 자금이 지수연계상품(ELS)으로 대거 유출된데다 고객예탁금마저 줄어든 상황이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개인들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3월초 현재 고객예탁금은 9조2천억원선에 불과한 상황이다. 개인들이 매매비중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순매수에 나설 때 코스닥 시장이 최근의 `갈지자' 행보에서 벗어나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