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가 4년만에 '턴 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던 이 회사는 지난해 8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급격한 실적 호전에 힘입어 주가는 올들어 20일 현재 60% 이상 뜀뛰기를 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향후 주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기륭전자는 지난해 7백43억원의 매출에 1백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백3.5%,영업이익은 4백70.5%나 증가한 것이다. 순이익은 전년도 1백19억원 적자에서 8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주력사업 교체에 성공한 점이 실적호전의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셋톱박스를 만드는 회사로만 알려졌었다. 셋톱박스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휴맥스 등 선두권 업체와는 격차가 커 '한물 간' 업체로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인식돼 잊혀져 갔다. 그러다 북미지역 2위규모의 위성라디오방송사업자인 시리우스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위성라디오가 기륭전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2년 37%에서 지난해에는 76%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성라디오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하는 고수익 제품"이라며 "기륭전자는 저수익 사업에서 고수익 사업모델 창출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적호전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양증권은 기륭전자의 올해 매출액이 작년보다 71.9% 증가한 1천2백77억원,영업이익은 57.9% 증가한 1백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수출지역인 북미지역의 위성라디오방송 가입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근거에서다. 이 같은 평가를 토대로 주가는 올들어 급등세를 탔다. 작년 말 2천7백55원(액면가 5백원)이던 주가는 20일 4천4백85원으로 두달도 안돼 62.8%나 올랐다. 외국인 지분율도 이 기간 7%대에서 17%대로 껑충 뛰었다. 증권사들은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은 5천2백원,한양증권은 5천1백원을 각각 목표주가로 제시하면서 앞으로 상향조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주가가 짧은 기간에 워낙 많이 올라 단기적으론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3억9천만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BW보유자는 주당 8백1원에 신주를 받을 수 있으며 주식전환시 약 3백만주(8.7%)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