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수신기인 셋톱박스 테마주 내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선발업체 휴맥스는 실적 부진으로 17일 가격제한폭인 11.79% 급락한 1만8백5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하한가를 맞기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이날 소폭(1.92%) 조정을 받긴 했지만 지난해 말에 신규 등록한 토필드는 장중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아직 '덩치'(시가총액)에서는 휴맥스가 압도적으로 크지만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토필드쪽이 우세하다. 특히 토필드는 휴맥스 연구소 출신들이 독립,지난 1998년 창업한 기업이어서 두 회사의 희비가 증권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백준승 BNP파리바증권 연구원은 "토필드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휴맥스는 디지털 가전 등 신규 사업진출에 따른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뜨는' 토필드=이달 초 출범한 동원증권 스몰캡팀은 이날 토필드를 셋톱박스 업종의 '명품'이라고 평가하면서 첫 매수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목표가는 1만1천7백원.이 증권사 정재헌 연구원은 "설립 초기부터 자체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해 고가 및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특히 고부가 제품인 PVR(개인용 영상저장장치)가 달린 셋톱박스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디지털 위성방송을 보면서 용량이 큰 프로그램도 곧바로 녹화시킬 수 있다. 또 중동 유럽 등지로의 수출비중이 거의 1백%에 달하지만 40여개국에 60여개 대리점을 확보,매출처 다변화도 잘 이뤄져 있다는 평가다. 하나증권도 이날 셋톱박스 업종 내에서 후발업체들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며 토필드 이엠테크닉스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는' 휴맥스=외국계인 ING파이낸셜마켓증권의 매도 리포트는 휴맥스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증권사는 휴맥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휴맥스는 작년 4분기에 전분기보다 52%나 감소한 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아울러 올해도 실적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며 신사업 부문들에서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32.6%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1만2천1백원에서 9천원으로 대폭 내렸다. 김장원 하나증권 연구원도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늘어나면서 제품단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며 "휴맥스는 올해도 저수익 구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맥스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10.9%로 전년과 비교해 1.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