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27일 경영협의회를 열고 기존 부행장 12명 가운데 절반을 퇴진시키는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또 기존 13개 사업본부를 9개 그룹,4개 본부로 개편하고 부행장들의 업무분장도 대폭 손질했다. 금융계는 이에 대해 "김정태 행장이 후계자 찾기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40대 부행장, 절반 넘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증락(46), 이상진(49), 정연근(53)씨 등 3명이 신임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부행장 중에서는 윤종규(49), 김영일(51), 신기섭(49), 이성규(45), 이우정(55), 매킨지(56)씨 등 6명만 유임됐다.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김성철 부행장을 비롯 정성현, 이시영, 조봉환, 홍기택, 정진백 부행장 등은 퇴진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부행장중 절반 이상(5명)이 40대로 세대교체됐다. ◆ 차기 행장감 양성? 유임된 부행장 6명 가운데 윤종규, 김영일, 신기섭 부행장 등 3명은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이들에게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게 해 차기행장으로서의 능력을 갖추도록 하려는 김정태 행장의 의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중 윤종규 부행장은 김 행장이 2002년 삼고초려 끝에 삼일회계법인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구 주택은행 출신인 김영일 부행장은 국민ㆍ주택 합병 때 실무를 지휘하는 등 김 행장의 신임이 두텁다. 신기섭 부행장은 최근 LG카드 사태 때 김 행장의 '책사 역할'을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와 전략을 맡았던 윤 부행장이 개인금융그룹으로, 개인금융을 맡았던 김 부행장이 전산그룹으로, 자본시장을 맡았던 신 부행장이 재무ㆍ전략ㆍ인사그룹으로 각각 이동한 데는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쳐 가장 뛰어난 인물을 후계자로 뽑겠다는 김 행장의 의중이 깔려 있다는게 금융계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김 행장이 잭 웰치 전 GE 회장의 후계자 선발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잭 웰치는 15명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대상으로 경쟁시킨 뒤 이를 3명으로 압축하고 다시 검증과정을 통해 2001년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최종 낙점했다. ◆ 작지만 세계화된 조직 만든다 국민은행은 13개 본부, 16개 지역본부, 66개 팀으로 구성된 기존 조직을 9개 그룹,4개 본부, 18개 지역본부, 62개 팀으로 축소했다. 기존 13개 본부 가운데 카드채권관리본부, 국제금융본부, 경영지원본부, 자본시장본부는 해체됐다. 신탁사업본부와 기금관리본부는 통합됐으며 프라이빗뱅킹(PB)/애셋 매니지먼트 그룹이 신설됐다. 은행 관계자는 "본부조직을 축소한 것은 씨티은행 등 선진형 조직을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임 부행장 프로필 ▲ 정연근 부행장 =△1951년 경북 영천 생 △대구상고 경기대 졸 △국민은행 산본·창동지점장 마케팅부장 대구지역본부장 ▲ 이상진 부행장 =△1955년 전북 남원 생△전주고 서울대 졸△국민카드 종합기획부장 이사대우, 국민은행 카드사업본부 상무대우 ▲ 이증락 부행장 =△1958년 서울 생△덕수상고 성균관대 졸△보람은행 경영혁신실장, 이밸류 대표, 국민은행 중소기업팀장 전략기획팀장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