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작년말부터 쉼없이 달려왔다. 경제지표도 괜찮았고 잇달아 발표되는 기업 수익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 덕에 다우는 8주 연속, 나스닥은 6주 연속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주는 이같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주였다. 다우는 23일 10,568.29로, 나스닥은 2,123.87로 마감,지난 한주동안 0.3%와 0.8% 떨어졌다. 기업 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입도 19%나 늘었다. 향후 전망도 밝게 내놓았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매도에 치중했다. 그간의 상승세가 과다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들은 괜찮은 실적에 고무돼 주식을 사기 보다는 그 때가 매도 적기라고 본 것이다. DA 데이비슨의 거래 담당인 패트릭 파이는 "기술적인 면만 보면 과다 매입이 이뤄졌던게 분명하다"며 "이제 조정기로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앤더슨 앤드 스트러드위크의 자본시장전략가인 켄트 엥겔케는 "많은 투자자들은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본격적으로 이익 실현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여전히 좋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2월 경기선행지수는 114.3 (1996=100) 으로 전월보다 0.2% 높아졌다. 그만큼 향후 경기가 좋아질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난 20일 국정연설에서 변함없이 친 성장정책을 지속하겠다며 세금감면 조치들을 항구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수석시장분석가인 폴 체르니는 "좋은 실적이 쏟아진다고 해서 매수 열기를 자극하지 못한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나와도 매각쪽으로 기운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스트만 코닥은 대대적인 개혁조치를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코닥은 22일 디지털 이미지 분야로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인력도 대폭 절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일 주가는 오히려 3.5% 떨어졌다. AT&T는 투자등급이 떨어지면서 약세에 시달렸다. 전체 투자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을 봐도 악재는 별로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오늘보다는 내일을 본다. 현재의 투자 환경보다는 6~12개월 후의 환경을 더 중시한다. 그들은 지금 발표되는 4·4분기 기업 수익은 좋지만 올 한해 수익은 작년만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 전망을 뒤엎을 대형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동시에 쏟아진다. 27일엔 1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발표되는데 11월의 91.3 보다 높은 95.3 으로 예상되고 있다. 28일엔 12월의 내구재 수주와 신규주택 판매통계가 발표된다. 30일엔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