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전문가에 의한 항만의 운영.관리를 통한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항만공사(PA.Port Authority)는 이미 100년에 가까운역사를 갖고 있다. 항만공사의 시초는 1908년 설립된 영국의 런던항만공사(Port of London Authority)이며 이후 미국과 싱가포르, 프랑스 등 선진 항만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중국의 상하이도 우리보다 앞서 시행하고 있다. 외국의 항만공사는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항만공사는 인사와 조직, 재정상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항만관리체제를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철저한 기업회계 방식을 채택해 수요자 측면의 항만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런던항만공사는 19세기 템즈강 연안의 수많은 사설 항만시설 난립과 업자간 경쟁격화로 요금인상 등 공공성 저해 및 항만관리능력의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하자 왕실조사위원회에서 각 회사를 통합한 런던항 관리운영주체 설립을 건의하면서 출범했다. 항만기능의 공공성 확보와 경제성 원칙을 중시하는 공기업체 성격이 강한 항만공사로 설립된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초부터는 항만노동의 개혁과 항만민영화를 추진해 현재는 항만을상업시설로 간주, 완전한 시장기능에 항만운영을 맡기고 있다. 국토 여건상 항만 적지가 적은 프랑스는 항만을 중앙정부에서 집중관리해왔으나이로 인한 비능률로 인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지자 마르세유와 르아브르, 던케르크, 낭트산자네크, 루앙, 보르도의 주요 6대 항에 항만공사제를 도입해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항만공사의 특징은 최고결정기구인 항만위원회(26명)는 지방상공회의소,지방정부, 중앙정부, 항만당국, 노조, 이용자, 전문가 대표로 구성되며 사장은 항만위원회의 위원인 동시에 정부를 대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 독립채산제에 입각해 기업회계방식을 활용하고 있지만 방파제 등 기본시설건설비의 80%, 안벽 등 기능시설 건설비의 60%를 국가로부터 보조받고 있어 완전한독립채산제를 채택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 항만공사제도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 미국 뉴욕.뉴저지항의 항만공사는 1921년뉴욕과 뉴저지주가 무역과 소비를 증진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발족시킨 조직으로 철저한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며 항만 뿐 아니라 배후도로, 교량, 버스터미널, 9.11테러로 붕괴된 뉴욕월드트레이드센터를 운영하는 등 가장 폭넓은 기능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64년부터 항만공사(Port of Singapore Authority)를 설립, 운영해오다 97년부터는 해운항만청(MPAS.Maritime and Port Authority Singapore)이규제업무를 담당하고 상업적 기능은 항만공사(PSAC.Port of Singapore Authority Corporation)가 맡고 있다. PSAC는 항만터미널 운영과 토지조성, 하역기계 개발, 투자, 관리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가보조금 없이 자체운영수입으로 전체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전세계 여러나라에 진출해 항만개발 및 운영을 하고 있다. 호주는 시드니와 맬버른항, 뉴질랜드는 오클랜드항을 지자체 운영방식에서 항만공사로 전환했고 말레이시아는 포트클랑과 페낭항의 관리권을 중앙정부에서 항만공사로 넘겼다.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상하이의 관리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해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항만공사체제로 운영하는 등 90년대부터 각국의 항만들이 서비스 및 운영의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 관리체제에서 항만공사 또는 민간기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josep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