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미국 등 관련국들의 충실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동신문은 5일 논평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회담이 빨리 열릴 수 있고 연기되거나 파탄될 수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6자회담 재개 준비를 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 시기 대화와 협상들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성과없이 끝나곤 한것도 미국의 그릇된 자세와 입장 때문이었다"며 "6자회담이 재개되는가 못되는가는전적으로 미국의 준비사업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6자회담의 '준비사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아직은 회담이 열릴 만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이는 1월 중 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지난해 12월 (6자)회담이 무산된이후 회담 자체를 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기보다는 개최될 경우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한 의견조절이 문제였다"면서 "1월은 좀 힘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재개에 조급해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논평을 통해 '선 핵포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불만을 드러내면서 "미국은 문제해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딴장(딴청)을 보려는것 같다"며 "시간을 끄는 것은 공화국(북)에도 나쁠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해 그런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북한은 회담 준비와 관련, '첫 단계 행동조치'를 합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야 하며, 이는 곧 6자회담의 기본 출발점이자 핵심사항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첫 단계 행동조치란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고, 대북 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 전력 등 에너지지원 같은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 "뽈(공)은 미국측에 가있다"며 "미국이 그 뽈을 어떻게다루는가에 따라 6자회담 재개에 난관이 조성될 수 있고 밝은 전망이 펼쳐질 수도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북한실장은 "북한 회담 일꾼들은 회담이 열리기 전에 그성과에 미리 집착을 보인다"며 "미국측에 회담 '준비사업'을 강조한 것은 회담에서앞서 구체적인 성과와 어느 정도의 양보 자세를 보여달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