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성적표는 A플러스다. 당초 목표치인 1천750억달러를 상회하며 각종 수출관련 기록들을 갈아치웠고 무역수지도 155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올렸다. 올해도 이런 수출신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하락, 수입규제, 중국과의 경쟁심화 등으로 증가율은 다소 둔화되고 무역수지의 소폭 감소가 예상됐다. ◆무더기 `최고기록' = 작년 우리나라의 수출규모는 1천943억3천만달러로 2천억달러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2000년의 1천723억달러보다 220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연간 수출증가액은 318억달러로 94-95년 290억달러 기록을 갈아치웠고 하루 평균 수출액은 6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5억8천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2002년보다 17.5% 늘어난 1천787억8천만달러의 수입도 2000년 이후 최대치이다. 작년 12월 수출액 199억1천700만달러는 월간 기준 최대 실적이며 일평균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8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액수고 특히 대중 무역흑자는 2002년(63억5천만달러)보다 배이상 늘어난 134억6천만달러로 수교이후 최대 흑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2002년 147억1천만달러에서 185억8천만달러로 20%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96년(156억8천만달러)의 종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력업종의 `힘'= 작년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끈 것은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었다. 휴대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는 39.2%나 늘어난 181억4천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고 반도체도 188억1천900만달러(16.7%)를 수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내수부진을 수출로 타개한 자동차는 180억2천500만달러로 29.2%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컴퓨터 143억6천400만달러(14.8%). 선박 110억7천200만달러(10.7%)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는 상반기 6.4%, 0.5%의 미진한 증가세에서 하반기 7.4%,3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고 자동차도 7, 8월 파업으로 부진하다 9월 이후 36-40%의 고성장을 지속, 수출경쟁력이 일정수준에 도달했음을 반증했다. 이에 따라 이들 5대 품목의 수출비중은 2002년의 42.4%에서 43.0%로 높아졌다. 석유제품과 합성수지, 철강판, 영상기기, 자동차 부품 등을 더한 10대 품목의 비중도 전년의 56.6%에서 57.9%로 커졌다. ◆중국 효과와 대일 역조 심화= 중국이 드디어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지난 2002년 237억5천만달러로 미국(327억8천만달러)에 이어 2위였던 중국 수출은 작년 100억달러나 급증한 357억달러로 미국(342억달러)을 제치고 수출비중 1위(18.4%) 국가로 떠올랐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구매력 증가 및 세계 생산기지 역할에 따른 자본재와 상품수입 급증 등이 그 요인이다. 실제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2002년 21.2%에서 작년(1-11월) 39.1%로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전자부품(49%), 석유화학(29.5%) 등 원부자재 수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기계류, 부품.소재 등의 수입이 확대된면서 대일적자가 185천8천만달러로 98년 46억달러에 비해 무려 4배로 급증했다. 수입증가율도 2002년 12.1%에서 21.4%로 높아졌다. ◆새해 전망 =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과 뉴 밀레니엄 이후 PC 교체주기의 도래로 반도체 등 IT경기의 호조가 예상돼 전반적인 수출여건의 개선이 점쳐진다.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위안화 평가절상 등에 따른 환율하락 가능성, 각국의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 중국과의 경쟁심화 등이 꼽히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에따라 수출호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율은 10%대로 둔화, 수출규모가 2천100억-2천1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작년 수준의 증가율이 예상돼 무역수지는 작년보다 감소한 100억달러로 추산됐다. 품목별로는 디지털가전, 휴대폰, PC의 수요확대로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가전 등의 두자릿수 수출증가가 기대되며 자동차와 선박도 브랜드 및 품질 향상, 고부가가치화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대중 수출도 지속적인 신장세가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