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안에 이라크에서 총 3억-4억달러 규모의 발전소 및 변전소, 송전시설 개보수 공사를 수주할 전망이다. 또 현대건설은 미국의 대형 엔지니어링업체와 최근 전후 복구사업에 대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도 체결하는 등 이라크 재건사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이라크지사는 17일 "지난 91년 걸프전 이전에 현대건설이 세웠던 바그다드 인근 1천200㎿ 발전소와 400㎸ 변전소 개보수 공사에 대해 조만간 일본업체와 공동으로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전력부가 발주한 이번 공사를 수주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가 이라크 정부 발주의 전후 복구공사를 수주하는 첫 사례가 된다. 현대건설측은 "이번 수주건은 일본의 한 건설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며 "발전소의 경우, 300㎿짜리 발전기 4기를 모두 수주하면 그 규모는 3억-4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45㎞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발전소는 걸프전 이전에 현대건설이 건설한 것으로 그동안 보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현재 전체용량인 1천200㎿중 730㎿ 정도만이 가동되고 있다. 이라크지사의 한 관계자는 "개보수 공사는 발전소의 성능과 효율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인데 미국업체들도 공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예전에 현대건설이 세운 발전소라는 점이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의 전력시설 등 기간산업 시설들이 거의 가동되지 않고 있고 전력이 당장 필요한 실정이어서 공사는 건설기간이 가장 짧은 가스터빈 방식으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빠르면 연내에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이와 함께 전후 이라크 재건사업을 위해 미국의 벡텔, KBR 등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과 접촉, 최근 이중 한 회사와 포괄적인 범위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 구체적인 공사 수주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벡텔은 학교와 병원, 전력 등 사회 인프라쪽, KBR은 석유와 원유, 가스 등의 분야에서 이라크 복구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 이라크지사측은 "현재 일본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발전소건을 포함해 이라크에서만 20건에 가까운 공사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라크 재건사업참여에서 가장 큰 관건은 공사대금 문제지만 마드리드 이라크 자금지원 회의를 통해 결정된 330억 달러가 유입되기 시작하면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라크지사는 현재 이라크에 1명의 주재원이 상주하고 나머지는 쿠웨이트에 전진기지를 두고 있으나 조만간 이라크쪽 인원을 보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